매일신문

경북·대구·울산 "1조5천억원 나눠라"…과학벨트 연구단 공모 한달 앞으로

지난 5월 과학벨트 거점지구 유치 당시 연합전선을 구축했던 G(경상북도)
지난 5월 과학벨트 거점지구 유치 당시 연합전선을 구축했던 G(경상북도)'U(울산)'D(대구) 3개 지방자치단체 및 과학기술 특화 대학이 세부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기초과학연구원 산하 연구단 유치를 두고 주도권 경쟁에 돌입했다. 연구단 유치 전면에 나선 대구 DGIST와 경북 POSTECH 전경.

과학벨트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기초과학연구원 산하 50개 연구단 공모가 내년 1월로 다가오면서 G(경상북도)'U(울산)'D(대구)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3개 지자체는 지난 5월 과학벨트 거점지구 유치 당시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대전'충천권에 밀려 탈락한 G'U'D 권역의 연구단(10개 내외) 예산 배정은 '1조5천억원+α'로, 누구도 포기할 수 없는 천문학적 국가 프로젝트다.

대구경북 과학계에서는 'G'U'D 간 선의의 경쟁은 +α 효과를 극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자칫 이기주의로 변질되면 또 다른 지역 갈등을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연구단)이 뭐길래

기초과학연구원(연간 예산 7천억원) 설립은 중이온가속기 구축(4천560억원)과 함께 과학벨트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선진국들은 이미 20세기 초부터 기초과학연구 전담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94년 역사의 일본 이화학연구소(9명)), 80년의 미국 로렌스버클리연구소(11명), 63년의 독일 막스클랑크연구소(19명)는 노벨상 수상자 배출 연구소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과학벨트 기초과학연구원을 세계 10대 연구기관으로 육성해 노벨상 수상자와 노벨상에 근접한 과학자들을 배출해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역별 연구거점 76개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막스플랑크연구소 등을 벤치마킹해 본원(15개 내외), 캠퍼스(25개 내외), 외부 연구단(10개 내외'국내외 대학 및 연구기관) 등 50개 산하 연구단 체제를 도입하기로 확정했다.

이달 2일 교육과학기술부가 확정한 과학벨트 기본계획에 따르면 50개 중 캠퍼스 연구단 25곳은 지역별 과학기술 특화대학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KAIST연합(10개 내외)과 GIST연합(광주과학기술원'5개 내외)이 단일 특화대학 체제라면, DUP연합(10개 내외)은 G'U'D권 3개 과학기술 특화대학인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대구), UNIST(울산과학기술대'울산), POSTECH(포항공과대학'경북)이 공동 운영한다.

◆G'U'D 연구단 유치 전쟁

문제는 G'U'D권 DUP연합의 경우 단일 체제의 타 지역과 달리 3개 특화대학으로 구성돼 내부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G'U'D 3개 과학기술 특화대학 및 지방자치단체는 DUP연합 10개 내외 연구단뿐 아니라 외부연구단 일부 유치까지 나서 서로 주도권을 차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교과부의 연구단 배정 예산은 G'U'D 1조5천억원, 광주 6천억원, 외부연구단 8천억원 수준이다. 연구단 규모별로 국비 지원액에는 차이가 있으나, 산술적 평균으로 연구단 1곳 예산은 1천억원이 훨씬 넘는다는 점에서 해당 지역 과학기술의 미래가 연구단 유치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개 지자체 경쟁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곳은 경북도(POSTEH)로 평가받고 있다. POSTEH은 세계대학 평가에서 국내대학 중 유일하게 20위권에 진입했다. 또 노벨사관학교로 불리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가 지난해 6월 한국연구소 입지로 포항을 선택했고, 기초과학 연구의 핵심 장비로 꼽히는 3'4세대 방사광가속기 및 양성자가속기까지 포항권에 위치해 있다.

대구시와 DGIST는 달성군 현풍 테크노폴리스 입지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5월 교과부 평가에서 테크노폴리스는 신동'둔곡 지구(75.01점)에 10점 뒤진 2위(64.99점)로 평가받아 광주(첨단 3지구) 64.58점, 포항(융합기술지구) 62.75점을 앞섰다.

G'U'D 3개 지자체는 외부연구단 유치에서도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와 UNIST는 DUP캠퍼스에 배정된 10개 내외 연구단 중 6개가량을 유치하고, 전국에 설립될 10개 외부연구단 가운데 일부도 울산에 유치(울산대학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대구시와 경북도 역시 경북대, 한동대 등을 외부연구단 유치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선의의 경쟁으로 가야

지역 과학계는 G'U'D 간 힘겨루기가 불가피하더라도 선의의 경쟁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DGIST와 POSTECH은 내년 1월로 예정된 기초과학연구원의 연구단 공모를 앞두고 단장 유치에 올인하고 있다. 과학벨트 기본계획운영안에 따른 연구단 공모의 최우선 평가 잣대가 연구단장 수월성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DGIST와 POSTECH은 연구단 유치 TF팀을 구성해 지난 수개월간 세계적 석학 영입에 주력해 왔고, 각각 5명과 6명을 유력 후보군으로 확보했다.

그러나 DUP 연합 캠퍼스에 배정된 연구단 숫자가 10개 내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어느 한 곳은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고, 자칫 연구단 협력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역과학계에서는 벌써부터 "해외 석학 유치 조건으로 조정 경기장 건설을 내걸었다"거나 "석학 가족 일자리까지 챙겨주고 있다"는 헐뜯기가 난무하고 있다.

경북도와 대구시 실무 담당들 역시 10개 내외 DUP연합 연구단 배분을 두고 각각 6(경북)대 2(대구)대 2(울산), 4(대구)대 3(경북)대 3(울산) 수준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으로, 향후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지역과학계는 "정부는 정치적 입김을 배제하고 수월성 원칙에 따라 연구단을 선정하겠다고 밝혔으나 지자체 개입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점에서 지역 갈등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며 "경북도, 울산시, 대구시는 지난 6월 발족한 G'U'D 과학발전협의회를 통해 중복 경쟁을 최소화하고 협력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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