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열리게 될 대구사진비엔날레의 밑그림을 그리는 국제사진심포지엄이 14일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열렸다. '현대사진의 모험과 확장'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는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확장되는 현대사진의 영역에 관한 논의를 바탕으로 대구사진비엔날레의 전환점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하인츠 게오르그 홀타펠스(전 네덜란드 몬테비디오 디렉터)는 '현대 사진의 현재와 미래-회화로부터 무빙이미지까지'에 대해 발표했고, 시호코 이다(일본 독립 큐레이터)는 '국제 문화교류 맥락에서 본 현대 사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발제했다. 후앙 두(중국 2006 상하이 비엔날레 큐레이터)는 세계적인 사진축제인 포토에스파냐의 큐레이터로서 2012년 포토에스파냐 전시에 대해 소개했다. 유진상(2012 서울 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총감독)은 '21세기 예술작품들 속에서 디지털 사진 이미지의 원본성'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종합토론의 자리에서 대구사진비엔날레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대구사진비엔날레가 국내, 그리고 세계 수많은 비엔날레 가운데 분명한 정체성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제기됐다. 서진석 대안공간 루프 디렉터는 "국내 비엔날레만 해도 20여 개나 되는데, 이 가운데 전략과 성향을 분명하게 잡아야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면서 "세계적 경향은 예술적 가치에다 예술의 공공적 기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준 청주 아트소사이어티 디렉터는 하드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광주비엔날레가 20여 년간 자리잡을 수 있는 이유는 '현장'이 있다는 점"이라면서 "언제든 갈 수 있는 비엔날레 현장을 만들어 관광상품화한다면 대구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세계적 트렌드를 담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의 방안으로 대구의 KT&G를 사진비엔날레 전시장으로 리노베이션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대형 H존 디렉터는 "베니스비엔날레처럼 본 전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린지 페스티벌도 육성해 볼거리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사진의 의미가 가변적이고 확장되는 만큼 강한 이슈 파이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진상 2012 서울 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총감독은 "인천여성비엔날레가 위기를 맞은 이유는 이슈화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이슈파이팅을 해나가야 자기 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준 디렉터는 "외국 유명한 총감독을 초대하는 것도 흥행의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첨단기술과 접목 가능한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매체인 만큼 전시 방법에 있어서도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진상 총감독은 "액자에 넣어 벽에 거는 디스플레이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사진을 보여주는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후앙 두 큐레이터는 "대구와 사진비엔날레의 결합은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은 IT 강국이고 당대 예술에서 기술과 미학을 결합하는 사진 영역은 멋진 비엔날레로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논의들이 너무 늦은 시점에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1회 대구사진비엔날레 공동기획자였던 사진작가 석재현 씨는 "매번 일 년도 안 되는 기간동안 급하게 준비해왔다"면서 "감독을 선임하고 비엔날레의 나아갈 방향을 미리 제시해 준비하고 알리는 것이 성공적인 비엔날레의 선결 조건"라고 말했다.
사회를 진행한 손영실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교수는 "이미 비엔날레의 큰 그림은 그려진 만큼 오늘 제안된 여러 가지 실질적인 방안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회 3억8천여만원이던 사진비엔날레의 예산이 3회 9억원에 이어 내년에는 16억원으로 늘어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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