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송년회 술자리마다 온통 "북한 이제 어떻게 되나"

시민들·상가 표정

19일 오후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 속보로 전해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지켜보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19일 오후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 속보로 전해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지켜보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이 발표된 19일, 대구 중구 중앙로 버스정류장에서 한 시민이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실은 매일신문을 살펴보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이 발표된 19일, 대구 중구 중앙로 버스정류장에서 한 시민이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실은 매일신문을 살펴보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19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삼삼오오 모인 자리마다 김정일 관련 이야기를 화제에 올렸다. 시도민들은 앞으로 북한이 어떻게 변할지 또 국지도발이나 전쟁으로 비화하지는 않을 지를 두고 나름대로 분석하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이날 오후 송년회 술자리를 가진 시민들은 테이블마다 '김정일', '북한', '통일', '김정은', '향후 대선과 총선에 미치는 영향' 등의 주제를 화두에 올렸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송년회 술자리를 가진 성경일(35'대구 수성구 황금동) 씨는 "이미 한 달 전에 약속을 잡은 터라 예정대로 송년회 술자리를 가졌지만 비상상황인 만큼 적당히 마시고 귀가하자고 약속했다"며 "오후 9시까지 첫 번째 술자리만 하고 해산한 뒤 귀가했다"고 했다.

아예 송년회 모임을 취소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직장인 장현진(28'대구 남구 대명동) 씨는 "갑작스런 소식에 혹시나 지역에도 비상사태가 발생할까 걱정돼 송년회 술자리를 취소했다"며 "28일에 김정일 위원장의 영결식이 치러진다고 하는데 그때까지는 북한의 행보가 걱정이 된다"고 했다.

주가가 급락하는 등 경제지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지만 상인들은 평상시와 다름없이 손님들을 대했다. 동성로에서 의류판매업을 하는 김모(50) 씨는 "신문과 TV를 계속 지켜보며 북한의 동태를 살피고 있다. 하지만 손님들이 별다른 위기감을 보이지 않아 평시처럼 장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은 김정일 사망 관련 여파로 연말연시 특수가 사라지지는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닭요리 전문점을 운영하는 박모(48'여) 씨는 "혹시나 북한이 연평도 폭격 때처럼 무력도발을 하면 연말 경기가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며 "하루라도 장사를 못하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인들은 촉각이 곤두선다"고 걱정했다.

이날 지역 일부 예비역 장병들은 '예비군 동원령이 발령됐다'는 허위 문자메시지를 받고 가슴을 졸였다. 때문에 지역 각 예비군 동대에는 문의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 실제로 지역 각 예비군 동대에서는 동원령 발령 문자메시지가 허위임을 알리는 대응 문자메시지를 지역 예비역 장병들에게 보냈다.

대구 수성구 범어3동 예비군 동대 관계자는 "김정일 사망 소식이 알려진 뒤 곧바로 예비역 장병들에게 '예비군 여러분, 동원령이 하달된 적이 없으니 참고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혼선 방지에 주력했다"며 "지난 1996년 강원도 무장간첩 잠수함 침투 때 실제 동원령이 발령된 적이 있지만 군사충돌이 없는 상황에서는 차분하게 향후 움직임을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했다.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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