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 캠프를 사수하라."
삼성 라이온즈가 매년 전지훈련 캠프로 사용하고 있는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의 아카마구장 사수에 나섰다. 삼성 송삼봉 단장은 온나손 전지훈련 캠프를 장기간 임대할 목적을 갖고, 아카마구장 옆에 들어설 실내연습장과 보조구장 건립을 논의하고자 20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온나손 아카마구장은 삼성이 지난 2005년 선동열 감독 체제 전환 후 줄곧 이용해온 곳이다. 해변 등 풍광이 빼어난데다 그라운드 배수시설 등 최신식 시설을 갖췄고 보조구장과 축구장까지 있어 투수와 야수들이 몇 개조로 나눠 훈련할 수 있다. 이런 시설 덕분에 한'일 프로야구팀의 2차 전지훈련이 몰리는 오키나와에서도 최고의 시설로 평가받고 있다.
아카마구장은 애초 일본 프로야구단의 캠프를 유치할 목적으로 지어졌다. 그러나 일본통으로 알려진 전임 선동열(현 KIA 감독) 감독이 옛 스승인 호시노 감독의 소개를 받고 일본 내 인맥을 동원해 섭외에 성공했다. '나고야의 태양'으로 일본 주니치에서 활약했던 선 감독이 일본인들에게 유명세를 탄 덕분에 삼성과 온나손은 쉽게 손을 잡을 수 있었고, 선 전 감독이 운영위원으로 있던 올해까지 삼성은 아무런 문제없이 스프링캠프와 마무리 훈련지로 사용할 수 있었다.
또 그동안 아카마구장 시설 보강을 위한 지원에 나서는 한편 온나손 촌장(책임자)을 프로야구 개막 때 초청하고 온나손지역 유소년 야구교실 등을 여는 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선 감독이 사퇴하면서 일본의 몇몇 구단이 아카마구장 사용 의사를 밝혀왔고, 올해 선 감독이 운영위원에서 손을 떼고 KIA 사령탑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새로운 변수 가능성이 생겼다. 삼성은 이곳을 7년째 사용해왔지만 앞으로 사용기간 등과 관련, 온나손과 뚜렷한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온나손이 결별을 선언하면 삼성은 새로운 전지훈련 캠프를 찾아봐야 하는 형편이다.
당장은 손을 놓지 않겠지만 온나손은 장기 임대계약을 조건으로 아카마구장 옆에 지을 계획인 실내연습장과 보조구장의 일부 비용 부담을 삼성에 요구하고 있다.
송삼봉 단장은 "전임 선 감독이 주춧돌을 놓았지만, 그동안 삼성과 온나손과는 친밀한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에 일방적인 결별은 없을 것"이라며 "보조구장과 실내연습장 건립은 좀 더 좋은 훈련 환경을 만든다는 점에서 삼성으로서도 반기는 일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약 온나손이 무리한 요구를 해온다면 협상은 난항에 빠질 수 있고, 자칫 안정적인 전력 전초기지를 잃게 될 수도 있다. 삼성의 이번 방문은 이런 우려를 제거하고, 우승의 전초기지를 장기간 사수하는 데 목적을 둔 여정이 될 전망이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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