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직장 단골집] (89)대구 방촌새마을금고 '쌍쌍오리한마당'

오리 숯불구이'참나무 장작구이, 입맛 부추기네

사람들의 입맛은 점점 민감해지고, 음식도 끝없이 진화한다. 요즘은 오리고기가 대세다. 불포화 지방산으로 건강의 기여도가 출중하다는 극진한 덕담을 타고 당당히 인기 음식의 반열에 올라섰다. 대구 동구 방촌동 강촌마을에 있는 '쌍쌍오리한마당'은 손님들의 입맛을 이끈다. 방촌새마을금고 홍현식 이사장은 "깊고 진한 맛에 이끌려 단골이 될 수밖에 없는 곳"이라고 평가한다. '이끌림'이란 무엇인가 특별한 맛과 멋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음식점의 평판은 맛으로 판가름나는 법. 음식재료가 다르고, 요리법도 남다르다. '쌍쌍오리한마당'은 강촌마을에서 15년 동안 영업을 해오며 독특한 맛으로 유명하다. 최근 동구청의 '모범음식점'으로 선정돼 맛과 정성이 입증됐다. 이뿐 아니다. '임산부 우대 집'으로 등록돼 임산부에겐 음식가격을 10% 할인해 준다. 식당에 들어서자 넓은 1층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꽉 들어찼다. 2층에 올라가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기본 상차림을 시작한다. 푸짐한 채소에다 방풍나물 등 독특한 맛을 내는 밑반찬이 정갈하다. 푹 삶은 우거지는 은근한 맛으로 언제나 인기가 높다. 주요리는 '생오리 참숯불구이'다. 참숯불과 석쇠가 등장한다. 석쇠 위에 올려진 고기는 다향오리다. 이글거리는 숯불에 금세 노릇하게 익혀진다.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식욕을 부추긴다. 자신이 직접 굽기를 자처한 방촌새마을금고 홍 이사장은 "오리고기는 바싹 익혀 먹어야 더 맛있다"고 설명한다. 잘 익은 고기 한 점을 삼색 나물과 어울린 소스와 함께 한 입 먹으니 입안에 느껴지는 맛이 환상적이다. 숯불에 익힌 오리고기는 입맛을 사로잡는 나름의 카리스마가 있다. 방촌새마을금고 허만국 전무는 "방촌마을청년회 시절부터 10년째 단골인데, 돼지갈비 맛은 물론이고 오리까지 한 번도 실망한 적 없다"고 말한다. 쌍쌍오리한마당은 소문난 '돼지갈비 숯불구이 전문집'이었다. 올해부터 오리전문집으로 변신했다. 돼지갈비집의 전성기를 서서히 찾아가는 중이다.

김서현 대표가 '참나무 장작구이' 맛도 선보인다. 은근한 훈제 냄새가 살짝 풍겨오면서 또 다른 맛의 유혹이 시작된다. 김 대표는 "참나무 장작에서 1시간 동안 느긋하게 구워 숯 향기가 깊숙하게 배여 있다"고 설명한다. 숯불에 살짝 구워 맛을 보니 씹을 때마다 향긋한 숯 향기가 입안에 가득하다. 생오리 구이와는 또 다른 맛이다. 방촌새마을금고 이상일 상무는 "회식 때 여러 곳을 번갈아 가보기도 하지만, 이 집에만 오면 번번이 과식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원희 부장은 "참나무 장작구이 맛은 독특해 언제나 식욕을 당기는 별미"라고 극찬한다. 이 동네 출신인 김성은 사원은 "우리 동네에서 맛 좋은 집으로 정평이 났다"며 "가족과 함께 오면 좋은 집"이라고 추천한다. 조준혜 사원도 "오리 특유의 냄새가 없고, 입안이 깔끔해진다"고 말한다. 우민아 직원은 "오리고기의 연하고 고소한 맛이 계속 입맛을 당긴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오리고기 식당마다 그 품질은 천차만별"이라며 "맛의 기본은 가장 좋은 재료를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양념뿐 아니라, 밥을 지을 때도 아자개 쌀 등 최고품질을 쓴다. 손님들께 가장 좋은 것으로 대접한다는 원칙과 소신을 15년째 지키고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요즘 발효음식과 건강식을 연구'개발 중"이라며 "가장 좋은 음식을 접대하고 싶은 것이 주인의 마음"이라고 밝힌다. 쌍쌍오리한마당은 넓은 홀과 방이 있다. 2층에서는 100명이 한꺼번에 모임을 할 수 있다. 연말연시 모임장소로 적격이다. 생오리 참 숯불구이는 2만원(소)과 2만9천원(대), 참나무 장작구이는 2만9천원(소) 3만8천원(대)이다. 돼지통갈비와 생삼겹살은 1인분 7천원이다. 점심특선의 경우 곤드레밥과 청국장은 각 6천원, 들깨칼국수는 5천원이다. 고기를 먹은 후 식사는 2천~3천원이면 충분하다. 예약은 053)983-6689.

##추천메뉴-봉평메밀막국수

메밀국수는 그 영양적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요즘 '건강 음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오리고기로 충분한 포만감이 있지만, 봉평메밀막국수에 대한 미련이 남아 도저히 외면할 수 없다. 메밀막국수는 놋그릇에 담겨져 나온다. 선조들이 즐겨 드시는 듯한 기품이 느껴진다. 국수 위에 얹은 양념과 오이, 배, 김가루, 삶은 계란을 휘휘 섞으니 숨어있던 깨소금이 톡톡 튀어 나온다. 면발은 지나치게 질기지 않고 먹기에 적당하게 쫄깃하다. 양은 조금 적은 편이다. 하지만 오리고기로 충분히 배를 불려 상관없다. 쫄깃한 면발을 즐기며, 달콤하고 매콤한 맛국물을 한 모금 들이켜면 속을 시원하게 씻어주는 느낌이 일품이다. 이홍섭기자 사진'이채근기자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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