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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사] '세계물포럼' 지원, 유치 성공 이끌어…이상용 세계물포럼유치추진위원회 사무

이상용 세계물포럼유치추진위원회 사무국장
이상용 세계물포럼유치추진위원회 사무국장

대구선 '대포차 사냥꾼' 유명세

체납자 1천여명 채권 확보 공로

어디서 봤더라, 낯익은 얼굴. 그러다 무릎을 탁. 몇 년간 대구에서 체납차량과의 전쟁을 치른 그 유명한 '대포차 사냥꾼'을 몰라봤다니. "서울에서 뵙게 돼 의외고, 물포럼 유치를 지원했다니 더 의외"라고 했더니 "대구에 워낙 적(敵)이 많아져서 일보 후퇴한 격"이라고 웃었다. 이상용(54) 국토해양부 세계물포럼유치추진위원회 사무국장. 지난해 10월 그는 대구시 건설방재국을 떠나 제7차 세계물포럼 대구 유치를 물밑 지원했고 성공을 끌어냈다.

"예산, 회계 업무만 했으니 유치위 예산을 관리했고 대구와 경북, 물 관련 전문가, 물포럼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했습니다. 덕분에 살이 좀 쪘죠."

아주대 공대에 입학했지만 등록금을 내지 못해 퇴학당한 이 국장은 그 길로 군에 입대했다. 제대하고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고 6개월 뒤 9급 공무원이 됐다. 그게 1982년 대구가 직할시로 분리된 직후다. 공무원 생활을 하며 경북산업대(현 경일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중구청, 달서구청, 서구청 등에서 세정을 담당하다 1993년 아예 세무직으로 전직했다. 지자체 세수 규모가 커지면서 지방세를 전문화하자는 분위기였고 그는 '세무직으로 가면 할 일이 많겠구나' 여겼다.

그렇게 대구시로 옮겨와 줄곧 체납정리 담당을 맡았다. 그를 유명인사로 만들어 준 체납차량과의 숨바꼭질이 시작된 것이다. TV 프로그램을 통해 대포차 단속 현장이 전파를 탔고, 이곳저곳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 그리고 그는 대포차 사용자가 보험에만은 사용자 본인 이름으로 가입한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추격에 나섰다. 97대를 적발해 9억원 징수했고, 167대의 폐차 수익금을 환수하는 등 고질 체납세 86억원과 체납자 1천여 명의 77억원 조기채권을 확보했다. 그 훈장으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세무직 공무원들은 필요할 때마다 연찬회를 엽니다. 여기서 정보도 공유하고 벤치마킹도 하는데 저의 대포차 사냥이 회자되면서 상을 받게 됐죠. 거기에 힘입어 체납차량 자동인식 시스템도 도입하면서 다시 한 번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몇 년간 뛰어다니다 대구시 건설방재국으로 옮겼는데 지난해 북구 노곡동 물난리가 났다. 방재총괄 담당이었는데 일을 마무리하느라 심신이 지쳤다. 하지만 그는 마라톤으로 체력을 길렀고 힘든 일도 이겨냈다. 중구청 마라톤클럽 초대 회장인 이 사무국장은 풀코스만 16차례 출전했다. 전국 각종 마라톤대회에 참여하면서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알리기에도 일조했다. 스스로 "일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라 표현한 이유를 알 듯했다.

대구 출신인 그는 명덕초, 대륜중, 대구고를 졸업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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