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린이책] 이야기 기차/내일이면 아빠가 떠나/심부름 가는 길에

▨이야기 기차/사키 글/알바 마리나 리베라 그림/김미선 옮김/뜨인돌어린이/40쪽/1만5천원

2009년 라가치상 뉴호라이즌(New Horizons Award) 부문 수상작으로 영국의 오 헨리라 불리는 사키의 뛰어난 문학성과 환상적인 일러스트가 만난 그림책이다. 뉴호라이즌상은 문학성이 풍부한 제3세계 어린이 문학 작품에 주는 상으로 이 책은 베네수엘라의 한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권선징악의 이야기는 한국 전래동화와 서양 명작 속 단골 교훈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 속 최후 승자는 항상 착한 마음을 가진 주인공이다. 이 책은 우리의 그런 도덕관념을 단숨에 뒤엎는 질문을 던진다. "착한 사람은 늘 복을 받을까?" 작가는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라고 말한다.

책 겉표지 케이스 디자인부터 이야기의 시작이다. 기차에 오르려는 세 아이의 재잘거림이 들려오는 듯하다. 뚫린 창밖으로 보이는 신문을 보는 신사가 아이들의 고정관념과 도덕성을 새롭게 정리해주는 작가 자신의 모습이다.

▨내일이면 아빠가 떠나/도 판 란스트 글/김지안 그림/정신재 옮김/책과 콩나무/96쪽/9천500원

이제 부모의 이혼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아동문학에서도 부모의 이혼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아졌다. 이 책은 내일이면 아빠가 떠난다는 소식에 당황하고, 화를 내고, 슬퍼하는 아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 준다.

레나의 부모님은 자주 다툰다. 그 때문에 집안엔 항상 큰 소리가 오간다. 그러던 어느 토요일 아침, 레나와 스테프는 엄마에게서 내일이면 아빠가 떠날 거라는 충격적인 말을 듣는다. 아빠가 내일 떠난다고 말한 그날, 레나네 가족은 영영 이별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 스테프와 아빠는 축구를 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레나와 아빠는 함께 차를 마시며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그러기에 레나는 더 이상 슬프지 않다. 이별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도 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앞으로 잘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아빠를 보내 준다.

▨심부름 가는 길에/미야코시 아키코 글 그림/김숙 옮김/북뱅크/32쪽/1만원

일본 도서관협의회 선정 도서로 겨울 숲 속에서 벌이는 동물들의 작은 파티로 가는 따뜻한 초대장이다. 흰 바탕에 목탄의 거친 선으로 그려진 눈 쌓인 숲 속 풍경에는 첫 심부름을 가는 어린아이의 설렘과 두려움과 호기심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읽는 이를 순식간에 빨아들이는 환상 세계는 잠깐 현실의 시간이 멈춘 듯 신비롭고, 다 읽고 나면 주인공과 함께 숲 속의 비밀 파티에 다녀온 것 같은, 긴 여운이 남는 그림책이다.

키코는 할머니 집에 눈 치우러 떠난 아빠가 잊고 간 케이크를 들고 아빠를 뒤쫓아 숲으로 나서는데, 아빠 뒷모습을 발견하는 순간 넘어져서 아빠를 놓치고 만다. 그러다 키코는 숲 속 한가운데에 우뚝 서 있는 낯선 집에 다다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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