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사전/ 박희정 지음/ 책 만드는 집 펴냄
제4회 오늘의 시조 시인상을 수상하고 중앙시조 대상 신인상 수상자로 선정된(27일 시상) 박희정 시인이 두 번째 시조집 '들꽃 사전'을 출간했다. 박 시인은 시적 대상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던 현상들, 그래서 '의미의 옷'을 입지 않고 있던 것들에 시선을 둔다. 지나가는 눈으로 볼 때는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까 '너 참 예쁘구나'하는 것이다.
문학평론가 황치복은 "관심과 사랑만으로 사물들이 자신의 색깔과 모습에 알맞은 의미와 형상을 구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자기만의 섬세한 감각과 구상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박희정의 시조 작품은 생명을 얻는다"고 말한다.
'풀어야 할 문제가 켜켜이 놓여 있다 / 자고나면 뉴스라고 올라오는 사건마다 /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 통로를 너는 아니? / 도시는 혼돈의 도가니, 햇살도 지쳐간다 / 전후의 결말들도 별일 아닌 가십거리 / 도미노, 변죽을 따라 복판이 울어댄다' -도미노 현상-
중요한 일은 따로 있다. 변죽을 울리는데 복판이 운다. 본말이 전도되고, 본질이 가려지는 현실을 시인은 이렇게 노래하는 것이다.
'산다는 건 어떤 불의에도 굴하지 않는 건지 / 산이 무너지고 터널이 지나가도 / 천성산 도룡 부부 헤어지지 않았다 (하략)' -힘-
천성산 도룡뇽을 놓고 사람이 변죽을 울렸다. 지지고 볶고 난리를 쳤다. 그러나 본질(자연 혹은 생명)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허약하지 않았고, 가벼이 움직이지도 않았다. 이 시의 제목은 '힘'이지만 이 역시 근원에 대한 모색이다. 122쪽, 9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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