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스크바서 오늘 총선 부정 규탄 대규모 시위

모스크바서 오늘 총선 부정 규탄 대규모 시위

이달 초 러시아에서 벌어진 총선 부정에 항의하기 위해 24일(이하 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에서 예정된 집회에 4만 명 이상의 시민이 온라인으로 참석을 다짐하는 등 또 한차례의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시위대가 운영하는 페이스북에는 23일 현재 4만4천여 명이 시위 참가를 약속했으며 또 다른 9천400여 명도 아마 참가할 것 같다고 적었다.

시위대들은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을 집회 장소로 당국에 신청했다 두 차례 거절당했지만 결국 사하로프가(街)에서 5천명 규모의 시위를 허가받는 데 성공했다.

이번 집회는 지난 10일 러시아 전역에서 수만 명이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진행되는 것으로, 총선 부정과 관련해 극히 미미한 양보 조치만 내놓은 채 내년 3월 대선에서 승리를 확신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더욱 압박하기 위해 열리는 것이다.

시위 주최 측은 자유주의자, 민족주의자, 무정부주의자, 환경보호론자, 도시 청년 등 제반 세력을 규합하고 있으며 집회에서 연설할 19명의 연사도 결정했다.

연사에는 구(舊)소련 대통령을 지낸 미하일 고르바초프, 반부패 블로거 알렉세이 나발니, 록가수 유리 셰브추크, 작가 보리스 아쿠닌 등이 포함됐다.

또 집회에 내걸 2천여 개의 풍선에 적어넣을 구호를 놓고 온라인 투표를 한 결과 '당신들은 우리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구호가 최고 인기를 끌었고 이어 '당신들은 우리에게 사기를 쳤다', '우리는 (시위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푸틴 총리가 이끄는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을 '사기꾼과 도둑들의 당'으로 처음 표현해 시선을 끈 블로거 나발니는 "국민들 분위기를 볼 때 이번 시위에 최고 100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 2주간 항의시위에 거의 개입을 하지 않은 경찰은 올해 가장 날씨가 추울 것으로 예고된 이날 집회에 시위대가 보온병을 갖고 오는 것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한편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10여 년 전 푸틴이 보리스 옐친으로부터 대통령직을 넘겨받을 당시 그를 지지한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자유 성향의 일간지 노바야 가제타가 23일 보도했다.

야당과 시민세력은 푸틴 총리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선거부정 시비와 관련해 내놓은 크렘린 권력 축소, 정당 후보의 대선 출마 간소화 등 일련의 유화조치가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는 자신들의 핵심 요구를 무시한 것이라며 일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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