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독교인 대구만 보지 말고 세계를 품자"

임재수 신임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대구기독교총연합회의 새로운 대표회장이 된 임재수 목사는 대구 기독교가 일반 시민들에게 열려 있는 종교가 되도록 힘을 쏟겠다고 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기독교총연합회의 새로운 대표회장이 된 임재수 목사는 대구 기독교가 일반 시민들에게 열려 있는 종교가 되도록 힘을 쏟겠다고 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자기를 자신 안에 가둬놓지 말아야 해요. 또 자신의 교회에만 닫혀 있거나 대구만 바라보지 말고 민족과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지난 11월 대구기독교총연합회(대기총) 제29회 정기총회를 통해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임재수(65'우리제일교회) 목사는 대구의 기독교인들이 좀 더 열린 마음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임 회장은 여러 가지 면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이 많다. 임 회장의 소속은 예수교대한성결회(예성)로 기독교 교단으로 봤을 때 소규모 교단에 해당한다. 예성은 대구 기독교에서 1%도 안 되는 교세를 가졌다. "제가 29번째 대기총 회장을 맡았는데 지금까지 예성 소속에서 나온 목사는 없었어요. 제가 처음이죠. 대부분은 대한예수장로회 소속에서 회장직을 맡아왔죠." 이번 회장직 선출은 소규모 교단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교계의 연합운동이 교계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예산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연합운동에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임 회장은 "대기총에 몸담은 게 15년이 돼 누구 못지않게 연합운동의 성격과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임 회장은 현재 대구 동구 서변동에 200명 정도의 교인이 소속된 작은 규모의 우리제일교회를 맡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드라마틱한 사연이 있다. 원래 임 회장은 2003년 다사 쪽에 45억원 정도를 들여 연면적 약 3천㎡의 큰 교회를 완성하고 목회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5월 갑자기 간암 선고를 받았다. 수술을 3차례나 했으나 배에 복수가 가득 차는 위기에 몰렸다. 병원에서는 간 이식수술을 종용하기도 했다.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몸무게가 11㎏이나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임 회장은 교회 목회를 모두 내려놓고 인생을 정리하고자 지금의 서변동 자리로 교회를 옮긴 것이다.

임 회장은 지난 10월 수술을 아예 포기하고 매일 40분씩 걷기 운동을 하고 채식 위주로 식습관을 바꿨다. 그러자 복수가 갑자기 빠졌다. "임신한 것처럼 배가 차올랐는데 어느 순간부터 빠지더라고요. 이런 기적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믿어요.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고 생각하는 거죠."

1990년 목사 안수를 받은 임 회장은 전국적으로 교회 부흥사에 이름이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지금까지 전국을 돌아다니며 870여 회에 이르는 강연을 했다. 임 회장은 무엇보다 대구 기독교가 일반 시민들에게 다가가도록 힘을 쏟을 생각이다. "대구 기독교계 흐름으로 볼 때 규모가 큰 교회는 많이 생겼지만 전체 종교인의 기독교인 비율은 전국적으로 그리 높지 않아요. 우선 기독교 문호를 넓혀 시민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꾸준히 개발할 생각입니다." 첫 시작은 내년 4월 부활주일날 행사. 기존의 부활절 형태가 아닌 모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민축제 형태로 열 예정이다. 또한 대구기독교역사박물관 같은 대구 기독교를 상징할 수 있는 건물을 건립하는 데 초석을 다지는 일에도 매진할 예정이다.

최근 발생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내놓았다. "북한 사회의 급변과 후계 구도의 돌발적 행동 등에 있어 우리 기독교가 어떻게 대처할지 논의해야죠. 보수'진보를 떠나 나라가 있어야 종교가 있으니까 이달 말쯤 구국기도회를 열어 하나님께 안정을 빌 생각입니다. 또한 북한 주민들의 인간성을 깨울 수 있는 다양한 방법도 논의할 예정입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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