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병휘의 교열 斷想] 유종의 미

외유내강이란 겉으로는 부드럽고 순하게 보이나 속은 곧고 굳세다는 뜻이다. 내적으로 강하다는 것은 고집이 세서 다른 사람과 타협할 줄 모르는 것과는 달리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자신에게는 엄격하되, 타인에게는 부드럽고 있는 그대로 이해할 줄 아는 것을 말한다. 이와는 반대로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한없이 가녀린 외강내유도 있다. 외유내강이든 외강내유든 사람이 사람을 상대하는 데에는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인원이든 적은 인원이든 구성원을 부리는 조직의 장(長)은 겪지 않은 이는 모르는 수많은 고충이 있을 것이다.

'운영'과 '운용'에 대해 알아보자.

'운영'은 조직이나 기구, 사업체 따위를 운용하고 경영함, 어떤 대상을 관리하고 운용하여 나감을 뜻한다. '기업 운영' '운영 개선' '대학의 학사 운영'으로 쓰이며 "조직 운영에 대한 책임을 지다." "난 당신의 고아원 운영 방식에 큰 결함이 있다고 생각하오."로 활용한다.

'운용'은 무엇을 움직이게 하거나 부리어 씀을 뜻한다. '자본의 운용' '운용 체제' '운용 방식' 등으로 쓰이며 "혼란기에 행정이나 사법 제도 운용에 경험이 있고 경륜을 쌓은 사람들이 새 정부를 떠맡은 건 당연한 논리입니다." "밤이면 어느 사회의 누구와도 차별이 없을 생식 과정의 정상적인 운용으로 고달팠던 하루를 위안받을 수 있었다."로 활용한다. 경영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면 '운영', 활용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면 '운용'으로 표기하면 된다.

교수신문은 2011년을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엄이도종(掩耳盜鐘)을 선정했다.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 즉 자기가 한 잘못은 생각지 않고 남의 비난이나 비판을 듣기 싫어 귀를 막지만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 상대의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 또한 필요하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상처를 치유하는 데에는 용서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용서를 주저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조그만 믿음조차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악인처럼 보이는 사람이라도 그 안에는 선함이 있고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은 있게 마련이다. 용서는 사람의 표면적인 태도와 모습을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안에 숨겨진 믿음을 보고 하는 것이다. 용서는 이렇게 믿음에서 출발한다. 수없이 속고 또다시 상처를 받으면서도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믿고 기다린다면 용서하지 못할 일이 없다.

2011년을 보내는 마지막 한 주의 시작이다. 짧다고 하지만 6일이란 시간은 결코 짧지만은 않다. 하느님은 이 기간 동안 만물을 창조하기까지 했으니까. 올 한 해를 알차게 마감하여 '유종(有終)의 미(美)'를 거뒀으면 좋겠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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