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가 지식창조형 글로벌 인재 양성을 통해 제2의 낙동강의 기적을 일으키는 불씨가 되겠습니다."
취임 1주년을 앞둔 신성철 DGIST 초대 총장의 2012년 임진년(壬辰年) 새해 포부다.
시간을 1년 전으로 되돌리면 신 총장의 포부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2004년 국책연구기관으로 출범한 DGIST는 첨단산업분야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3년마다 시행하는 기관종합평가에서 2007년, 2010년 두 번 연속 C(미흡) 평가를 받았다.
2011년 대학원 석'박사 과정 개설을 확정짓고, 연구와 교육 기능을 동시에 지닌 국내 유일의 융복합 연구중심대학으로 변신했으나, 총장 선임이 지연되면서 조직 기강은 갈수록 해이해졌고, 적당주의가 만연했다.
신 총장은 "외부인사들은 침몰하는 배로 폄하했고, 내부 구성원들조차 희망보다 절망을 이야기했다"며 "그때는 DGIST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 있을까 걱정부터 앞섰다"고 말했다.
그러나 3월 취임 이후 10개월이 지난 지금 DGIST엔 희망의 징조들이 나타나고 있다. 첫 번째는 '인재'들이 모이고 있다는 것. 신 총장은 유능한 교수, 능력 있는 연구원, 경험 많은 행정원들을 찾아다니며 '구애'했고, 하버드대'MIT'버클리대'스탠퍼드대'조지아텍 등 미국 명문대학을 다니며 120여 명의 해외 과학자들을 만났다.
그 결과 이미 명성을 갖춘 대학이나 기관에 충분히 갈 수 있는 인재들이 DGIST를 선택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인재들은 DGIST가 아니라 신 총장을 선택했다. KAIST 부총장을 지낸 그는 한국 물리학계의 국가 과학자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2007년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문화재단이 주관한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에 선정됐고, 지난해 10월에는 1만4천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한국물리학회장에 취임했다.
두 번째 희망은 대형 국가 프로젝트 유치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선정에서 DGIST를 비롯한 대구'경북'울산 3개 과학기술 특화대학(DUP연합 캠퍼스)에 10개 기초연구단(예산 1조5천억원)이 배정된 데 이어 6월에는 한국뇌연구원 유치가 확정됐다. 기초연구단은 노벨상급 과학자 초빙의 계기로, 한국뇌연구원은 우리나라 뇌 연구의 중추적 연구기관으로 도약하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에 따라 신 총장은 내년 초 취임 1주년을 맞아 2020 비전 선포식을 열고 DGIST의 희망과 비전, 발전 목표를 천명한다.
DGIST의 절대 명제는 지식창조형 글로벌 인재 양성으로 압축할 수 있다. 1970년 산업화 시대에는 노동과 자본의 경제 기여도가 높았지만 최근에는 기술혁신의 중요도가 어느 때보다 높다.
신 총장은 "우리 경제가 기술혁신이 가장 중요한 지식기반 경제 시대에 진입했으나 지역은 시대의 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며 "대구의 미래, 나아가 대한민국의 경쟁력은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출하는 개인과 조직에 달려 있고 DGIST의 사명과 역할 역시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 전략으로 21세기 대구경북과 국가신성장동력 산업을 고려해 ▷신물질 ▷정보통신 ▷첨단의료로봇 ▷그린에너지 ▷뇌과학 5대 특성화 분야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신 총장은 "DGIST 비전 달성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구성원들의 장인정신(MVP spirit)을 강조하고 있다"며 "구성원 모두가 비전(Vision)을 이루기 위한 사명감(Mission)과 열정(Passion)을 갖출 때 진정한 MVP(Most Valuable Player)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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