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는 애완동물..지자체 관리비용 '눈덩이'
버려지는 애완동물이 해마다 늘어나면서 전국 자치단체마다 관리 비용이 만만치 않다.
전국 대다수 자치단체는 개, 고양이, 토끼 등의 동물이 유기되면 지정 동물병원에 10일간 위탁했다가 주인이나 분양자가 없을 경우 안락사시키고 있다.
위탁하고 안락사시켜 처리하는 비용은 한 마리에 최대 10만원 정도다.
울산에서는 유기동물을 관리하는 내용이 담긴 동물보호법이 시행된 이듬해인 지난 2003년 한 해 유기동물의 수가 854마리, 위탁관리 비용은 1천900만원이었다고 26일 밝혔다.
그러나 9년이 지난 올해 11월 말까지 울산지역에서 발생한 유기동물은 3천298마리로 2003년보다 4배 가까이 늘었으며, 위탁관리 비용은 3억4천900만원으로 18.4배 급증했다.
올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구·군마다 추경예산을 편성하면서 당초 2억8천250만원인 유기동물 위탁관리 예산이 11월 말 현재 23.5% 증가했다.
유기동물이 증가하는 까닭으로는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급격하게 많아지는 추세에다 일부의 생명경시 풍조와 최근의 경기 침체의 여파가 겹친 것이 지적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애완견과 고양이 등 연간 2만여마리의 동물이 유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들어가는 예산이 20억원 가량에 이른다.
대전에서도 유기동물이 해마다 20∼30%가량 증가하고 있다. 대전시는 이에 따라 유기동물 위탁관리 예산을 올해 4억1천여만원에서 내년에 4억5천만원으로 늘렸다.
부산에서는 올해 10월 말까지 개 2천920마리, 고양이 2천195마리, 기타 36마리(토끼, 햄스터 등) 등 모두 5천151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해 4억8천300만원의 관리 비용이 들었다.
강원도에서는 올해 9월 말 현재 3천10마리의 유기동물을 관리하기 위해 3억4천100만원을 집행했다.
또 유기동물이 늘어나면서 대부분의 지역에서 안락사시키는 유기동물이 많아지고 있다.
울산에서는 지난해 유기동물 3천52마리 가운데 42.2%인 1천287마리를 안락사시켰다.
부산에서는 올해 유기동물의 58.6%인 3천17마리, 강원도에서는 올해 유기동물의 43%인 1천289마리가 안락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에서는 올해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유기동물 2천719마리 중 54.13%인 1천472마리가 안락사 또는 자연사했다.
이와 달리 경기도에서는 입양하거나 주인에게 반환하는 비율이 증가하면서 안락사 비율이 지난해 38.6%에서 올해 22.9%로 크게 줄었다.
유기동물 증가에 따른 행정 관리 비용의 낭비를 막으려면 2013년으로 예정된 한 반려동물 등록제를 당장 내년으로 앞당겨 시행하고 주인의 인식전환을 위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울산의 강남동물병원 김재훈 원장은 "유기동물을 줄이는 지름길은 반려동물 등록제를 빨리 실시하는 것이다"며 "주인 정보 등이 담긴 마이크로칩을 동물에 심거나 외장형 인식표를 달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시 축산정책계의 한 관계자는 "해마다 20% 안팎으로 유기동물이 증가하면서 사료비, 축사 관리비 등도 늘고 있다"며 "애완동물이 죽을 때까지 책임지겠다는 주인의 인식 전환이 급선무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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