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팀은 대구시교육청에서 실시한 디베이트 코치 양성 실습 과정에 참가하여 탁월한 기량을 보였으므로 이에 상장을 드립니다.'
위 내용은 학부모 디베이트 코치 연수 실습 과정에서 우승한 팀에게 준 상장 내용의 일부분이다. 내년부터 학교에 자율적으로 전면 주5일 수업제가 시행된다. 그래서 우리 교육청은 토요일을 디베이트 데이(Debate Day)로 지정하고, 디베이트 리그를 운영할 예정이다. 리그 운영에 필요한 보조 코치를 양성하기 위해 율원중학교에서 학부모 연수를 하고 있다. 11월 말에서 12월 말까지 5주에 걸쳐 매주 이틀간 200명씩 총 1천 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대상자는 연수를 받은 뒤 1년 정도 학교에 디베이트 보조 코치로 자원봉사 활동을 할 분을 학교로부터 추천받았다.
연수는 강도 높게 진행된다. 이틀 동안 15시간을 한다. 교원들도 3일 정도 하는 과정이다. 첫째 날은 8시간의 디베이트 이론을 배운다. 둘째 날을 7시간 동안 3번의 디베이트 실습을 한다. 20명씩 10개 교실로 흩어져서 한다. 실습을 위해 10명의 실습코치가 배치된다. 실습 과정은 디베이트 대회 방식으로 한다.
첫날 이론 강의를 듣는 것도 힘이 든다. 그러나 내용이 워낙 좋기 때문에 견딜 만하다. 다음날 토론을 위해 첫날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서 리서치 활동을 한다. 어떤 학부모님은 오전 4시까지 하였다고 한다. 오전에 팀별로 2번씩 토론을 한다. 학부모님들은 눈앞이 하얗게 되고 심장이 멈출 것 같은 경험을 한다. 1시간의 점심시간이 이어진다. 길지 않는 시간임에도 오후의 토론을 위해 점심을 먹는 식당에서도 팀별로 준비를 한다. 그야말로 발분망식(發憤忘食)이다. 공부에 분을 내어서 먹는 것도 잊어버린 것 같다. 마이클 샌덜 교수 수업 후 학생들이 식당에 삼삼오오 모여서 수업 내용에 대해 다시 이야기를 주고받는 장면이 연상됐다.
연수에 대한 반응은 거의 폭발적이다. 내용에 대한 만족도는 100%이다. 다만 고등학교 2학년 학부모와 초'중학교 학부모님의 반응이 엇갈린다. 고등학교 2학년 학부모님은 탄식을 하고 초'중학교 학부모님은 안도한다. 고등학교 2학년 학부모님은 당장 자신의 자녀에게 이 교육을 해달라고 애원한다. 디베이트 코치로서 봉사활동도 중요하지만, 당장 내 아이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3월이면 고3이 되는데 1, 2월에 이 교육을 받지 못하면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늦게 이 교육을 시작하느냐고 질책 아닌 질책을 한다. 1년 전에만 시작하여도 자녀가 혜택을 볼 수 있었을 거라며 탄식을 한다. 정책담당자로서 학부모님의 요구를 충촉시켜 드리지 못해 안타깝다. 반면에 초등학교 학부모님은 당신의 자녀가 이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다소 느긋해한다.
부모들은 자기 자녀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동물적 감각으로 잘 아는 것 같다. 특히 교육에서는 더욱 그런 것 같다. 아이들이 재미있어하고, 부모가 자기 자녀에게 꼭 시키고 싶어하는 교육이 바로 디베이트 교육이다. 본질에 벗어나지 않는다면 부모가 원하는 교육을 하는 것이 공교육 만족도를 높이는 지름길이다. 그것이 교육 선진국으로 가는 방법이다.
탤런트 변우민 씨의 형인 변우진 씨는 미국의 법대를 나와서 미네소타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분이 최근 창간된 디지털신문인 한국디베이트 신문에 이런 글을 기고했다. '디베이트 훈련을 하지 않으면 후진국으로 남습니다'라고.
한원경 대구시교육청 교육과정운영과 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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