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라사 대계' 편집위원장 노중국 계명대 교수

"책 30권에 담은 신라 천년의 역사, 2014년에 '햇빛'"

"삼국통일 이전 시기는 삼국이 치열하게 각축한 시기라면 통일 이후의 신라는 고려, 조선 등 계속된 통일왕조 시대의 토대가 된 셈입니다. 따라서 신라사 편찬은 한국사 연구의 큰 흐름을 정초하는 첫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상북도와 역사학계가 손잡은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 편찬'프로젝트에서 편찬위원 겸 편집위원장을 맡은 노중국(62) 계명대 인문대학 사학과 교수는 '신라사 대계'(新羅史大計)를 기획'정리하고 편집해야 할 실무 책임을 맡고 있다. 천년에 가까운 신라사를 활자와 삽화로 담아낼 '신라사 대계'는 권당 400쪽짜리 책 30권에 이를 만큼 방대한 분량이다.

"삼국통일 이후 신라는 한반도의 주역이었고 그중에서도 대구경북은 신라의 중심이었죠. 이 때문에 '신라사 대계' 편찬은 대구경북에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고대사 분야에서 신라에 관한 연구와 고고학적 자료는 백제나 고구려보다 월등히 많다. 이를 종합적으로 기획정리한다면 백제, 고구려, 가야 역사는 물론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중국과 일본과의 문화교류와 정세 이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이러한 가운데 신라문화의 우수성 또한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노 교수의 분석이다.

"충청남도는 2007년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주관으로 백제사 15권을 편찬해 놓은 상태입니다. 또 동북아역사재단(전 고구려 연구재단)은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독도 중심의 고대사와 고구려사 연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역 학계도 신라사 집대성에 관한 담론이 있었고 경상북도도 경북의 역사적 정체성을 신라사를 통해 찾아보려는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던 차에 관계와 학계가 힘을 모아 '신라사 대계'를 편찬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달 19일 경상북도는 편찬 및 집필위원회 위촉식을 가졌고 경주에서 한 차례 학술대회도 열었다.

노 교수가 구상하고 있는 '신라사 대계'의 구성은 1권 총설을 비롯해 6권까지는 신라 건국에서 멸망까지 통사를 다루며 7권부터 22권까지는 경제'무역, 사회신분, 사상'종교, 민속'의식주, 오락'예술 등을 다룬다. 나머지 8권은 고분발굴과 유적현장 등 시각적 자료를 첨가한다. 책은 또 이를 위해 각 분야 전문가만 백 수십여 명이 동원되며 권별 책임 저술자를 두는 등 학계의 역량을 모두 쏟아 부을 작정이다.

"무엇보다 고민스런 점은 책의 수준입니다. 평이한 서술이 꼭 쉬운 일은 아닙니다. 대중성 확보도 관건이지만 '신라사 대계'가 통사로서 학술적 가치도 유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노 교수는 편집 총 책임자로서 각 분야 집필자들의 자기견해가 너무 강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역사학자로서 그는 역사를 통합학문으로 여긴다. 각 분야 각 시대별 연구가 심화되면 이를 다시 통합하고 그 통합된 내용을 재차 심화하는 게 역사연구의 패턴이라는 것.

"'신라사 대계'는 신라역사의 첫 연구통합과정입니다. 이 책이 출간되면 그 다음은 국가차원에서 고구려와 백제의 왕조를 포괄하는 한국고대사 전체를 통합하는 일이 숙제가 될 것입니다."

노 교수는 현재를 사는 우리가 고대사와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고대든 현재든 각자의 삶 속에 고민은 있기 마련이고 먼저 산 사람들의 고민 속에서 우리가 현재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삶에 대한 고민이 많을수록 역사에 대한 관심은 높아집니다. 다른 말로 삶에 애정이 많을수록 역사기록 또한 늘어납니다. 이는 역사학자 E. H 카(Carr)가 말했듯이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이기 때문이죠."

내년 4월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 편찬' 고유제(告由祭)에 이어 '신라사 대계'는 2014년 상반기쯤 세상에 나올 예정이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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