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들이 졸업한 의과대학에 아버지가 자신의 시신 기증

故 장열상 씨 "의학교육에 이바지하고파"

아들이 졸업한 의과대학에 교육용 시신을 기증한 아버지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이달 10일 지병으로 숨진 고 장열상 씨.

경주의 한 요양원에서 숨진 고인은 생전 '시신 기증'을 밝힌 유지대로 아들 영준(현재 동국대 경주병원 전공의 3년차) 씨가 의사의 길을 밟고 있는 동국대 의과대학에 인도됐다.

독실한 불교신도였던 장 씨는 평소에 "생전에 보시는 못하더라도 생을 마감하며 의학도들이 인체를 공부하는 데 이 몸을 베푸는 일이야말로 최고의 복이다"고 말해왔다.

장 씨는 지병이 깊어지기 전에 시신 기증 희망서에 서약했고, 고인의 고귀한 뜻에 가족들도 모두 동의해 시신 기증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특히 뜻있는 다른 분들의 시신 기증 덕택에 인체를 공부해 훌륭한 의사가 된 아들 영준 씨를 보면서 본인의 시신을 기증해 의학교육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는 뜻을 더욱 굳건하게 다졌다고 한다.

시신 기증 유언서에서 "질병을 앓는 이웃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나아가 건강한 미래를 우리 자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훌륭한 의사를 길러내는 교육마당에 내 한 몸을 바치고자 한다"며 "내 한 몸이 우리나라 의학교육과 학술연구에 밑거름이 돼 좋은 의사 양성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장래 우리나라 의학 발전과 국민복지 향상에 이바지해주기 바란다"고 적었다.

아들 영준 씨는 "의학도들에게 교육기회를 주신 아버지의 숭고한 뜻이 헛되지 않도록 인간 생명의 숭고함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훌륭한 의사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동국대 의과대학 관계자는 "사후 시신 기증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 중의 하나로 꼽힌다"며 "숭고한 사랑 나눔을 실천으로 옮긴 고인의 뜻이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잘 전해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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