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정치, 일단 긍정적"…MB와 단절·특권 포기

비대위 첫 발, 파격적 쇄신

한나라당이 요동치고 있다. 외부에서 긴급 수혈해온 비상대책위원들이 첫 회의에서부터 파격적인 쇄신안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당 안팎의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질적인 '외인부대'가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는 한나라당에서 진정한 환골탈태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2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처음으로 마주한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10명의 신임 비대위원들은 시작부터 "정치권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파격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이명박 정부와의 단절, 한나라당에 부담이 되는 사람들의 축출과 같은 격한 주문도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이브는 외부인사들이 주도했다. "어떻게 하면 당이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을 실천에 옮겨야 할 때"라는 박 비대위원장의 말과 박자를 맞춘 모양새다.

비대위는 쇄신의 첫 단계로 국회의원에게 주어진 회기 내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이 앞장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것으로, 의원총회를 통해 당론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또 '디도스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실 규명 차원에서 '검찰 수사 국민검증위원회'도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연루 혐의로 비서가 구속된 최구식 의원에 대해서는 자진탈당을 권유하기로 했다.

특히 검증위원장을 교육벤처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20대 이준석(26) 위원이 맡기로 해 2040세대의 비판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황영철 당 대변인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외부 비대위원은 디도스 사건이 한나라당이나 청와대와 관련돼 있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을 믿어주는 국민은 별로 없을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이 나서서 검찰 수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비대위는 이 밖에 대통령 친인척 비리, 정치권 부패에 대한 검찰 수사는 성역없이, 국민 의혹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철저하게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나꼼수'(나는꼼수다) 현상 ▷국민과의 소통문제 ▷정책쇄신 방향 등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연장자로 개혁성향으로 알려진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박 비대위원장이 이명박 정부 틀에 갇히면 아무것도 안 된다.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황 대변인은 전했다.

한편 비대위는 산하에 4개 분과위를 설치했다. 정치개혁과 공천개혁을 담당하는 1분과는 이상돈(위원장)'김세연'주광덕, 정책과 총선공약을 담당하는 2분과는 김종인(위원장)'이주영'이양희, 온오프라인 여론 수렴과 국민 소통을 담당하는 3분과는 이준석(위원장)'조현정, 인재영입을 위한 4분과는 조동성(위원장) 등으로 구성됐다. 각 분과위는 비대위 2, 3인과 외부전문가 2, 3인, 국회의원 2, 3인 등 9명 정도로 구성된다.

비대위는 매주 한 차례 월요일 오전 9시에 전체회의를 갖기로 했다. 다만 이번 주는 당직 임명과 관련, 30일 오전에도 열린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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