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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캐럴 고엽제 매립의혹 그대로 묻히나

캠프캐럴 고엽제 매립의혹 그대로 묻히나

퇴역 미군 스티브 하우스씨의 증언으로 시작된 경북 칠곡 미군기지 캠프 캐럴의 고엽제 매립 의혹이 영구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캠프 캐럴의 고엽제 매립 의혹을 풀기 위해 지난 6월 구성된 한미공동조사단은 29일 오후 칠곡군청에서 6개월동안 진행해 온 고엽제 매립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조사단은 시추조사 과정에서 채취한 토양시료 성분을 분석한 결과를 중심으로 고엽제가 매립돼 있었는지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발표는 조사단이 고엽제가 매립됐음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나 성분을 찾아내지는 못한 점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단원이 이미 모든 조사를 마친 상태에서 가끔 회의를 열었을 뿐 추가적인 조사가 없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조사단은 그동안 기지 지하수 관측정에서 고엽제 관련 성분 중 하나인 2,4,5-T를 검출했다. 하지만 이는 다른 제초제에도 사용되는 성분이어서 고엽제 매립의 직접적인 증거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결국 드럼통의 존재가 고엽제 의혹을 풀 핵심 열쇠이지만 지구물리탐사 결과 드럼통이 묻혀 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단이 고엽제가 매립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더라도 의혹은 여전히 남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표본을 놓고 조사단이 음용수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고엽제 성분 중 하나인 2,4,5-T를 발견했다고 발표했음에도 미국측이 자체 조사 결과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힌 일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나 일부 군민은 미국측이 은폐하는 데 급급할 뿐이라며 조사 결과 자체를 믿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비록 물리탐사를 통해 드럼통이 매립됐을 가능성이 낮다고 판명됐다고 하더라도 기지 안을 시굴하지 않은 점도 여전히 의혹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와 일부 군민은 한미공동조사단이 두루뭉술하게 결론을 내고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대구경북녹색연합 이재혁 운영위원장은 "그동안 미국측은 발표한 수치를 바꾸거나 예전에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도 숨기는 등 신뢰하기 어려운 행동을 했다"며 "땅을 파보라고 하는데 미국측은 들은 척도 안하는 등 제대로 조사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여 이번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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