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비대위, 서민 아픔 이해할까 걱정"…인명진 목사

매일신문 정치아카데미 강연…非정치인·명문가 출신으로 한나라당 쇄신에 한계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가 28일 매일신문사에서 열린 제3기 매일신문 정치아카데미 제3강의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 비대위가 비(非)정치인'웰빙 인사로 구성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지 의심스럽다.'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는 28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선임한 비대위원 명단에 쇄신의 난국을 돌파할 수 있는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고 우려했다.

인 목사는 이날 오후 매일신문사에서 열린 제3기 매일신문 정치아카데미 제3강의 초청 강사로 나와 "비대위원의 면면을 보면 명문가 출신들이 많다. 모두 스펙이 좋은 엘리트다"며 "한마디로 서민들의 아픔을 아는 사람이 없는 웰빙 비대위다"고 평가절하했다. 또 "왜 들어갔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이들도 있다. 자문위원이면 모르겠지만 한나라당의 쇄신을 이끌어가기에는 너무 비정치적인 인사가 많다. 미래가 걱정스럽다"며 "한나라당의 분당은 불 보듯 뻔하다는 주장도 있다"고 소개했다.

비대위 구성 후 다수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별다른 반응이 없다'는 것도 주의해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인 목사는 "비대위 구성에 대해 당내 의원들이 침묵을 지키고 있어 오히려 불길하다"며 "'어떡하나' 두고 보자는 심사일 것이다. 자칫 비대위가 현실과 동떨어진 쇄신을 할 경우 탈당하는 의원들도 속출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다만, 다양한 세대와 직업군에서 비대위원을 선임하고 비대위원 대부분이 박 위원장과 별로 인연이 없고 친이'친박 같은 계파색을 배제한 것은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인 목사는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비판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 때문이 아니라 국민과 소통을 등한시한 사람 탓인데 아직 사태의 본질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국민들은 비대위가 한나라당을 환골탈태 시키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을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만약, 비대위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실패할 경우 내년 총선'대선에서 어려운 고비를 맞게 되고 결국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 목사는 이어 "김정일 사망은 국운을 가를 만한 중요한 사안이다. 따라서 보수정권이 대북정책에 중심을 잡고 최소한 5년은 더 집권해야 한다"며 "진보정권이 들어서면 대북문제를 두고 보수'진보간 대결이 격화돼 엄청난 혼란과 갈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일 사망 후 내년 선거에서 남북문제가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책 방향도 복지에서 남북문제로 옮겨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인 목사는 "더 이상 선별적 복지냐 아니냐를 두고 정치권이 입씨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복지는 기본이 됐다. 대신 김정일 사망 후 대북관계는 국운이 달린 중차대한 문제가 됐다"며 "내년 양대 선거에서도 최대 이슈가 될 것인 만큼 대북 전문가들을 육성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디도스 사건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인 목사는 "간단한 사건이 아니다. 한나라당과 관련된 부분이 밝혀지면 당 간판을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 투명하고 공정한 조사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고 경고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