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28일 소득세'법인세 최고 세율을 현행대로 두기로 의결했다. 소득세의 경우 민주통합당이 과표 1억 5천만 원 초과분에 대해 40% 세율을 적용하자고 주장했으나 정부와 한나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법인세에 대해서도 민주통합당이 과표 500억 원 초과 기업에 대해 25% 세율을 적용하자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법인세 감세 계획을 철회했고 법인세 최고 세율 적용 대상 과표를 낮추는 선에서 조정이 이뤄졌다.
이로써 일부 타협한 부분이 있지만 복지 확대를 위해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 구간 신설을 내용으로 하는 '부자 증세' 움직임은 흐지부지됐다. 민주통합당이 물러난 모양새도 좋지 않지만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의중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일명 '버핏세'로 통하는 부자 증세는 한나라당 내에서도 제기됐지만 박 전 대표가 세제를 단편적으로 손질할 것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반대했다.
박 전 대표는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이면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평생 맞춤형 복지'를 내세우고 있다. 그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복지 재원 종합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지만 기초 수준인 소득세 최고 구간 신설에조차 부정적인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이다. '부자 정당'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한나라당의 쇄신과 복지 확대에 대한 진정성도 의심받을 수 있다.
여기에다 한나라당은 내년 복지 예산 증액 규모를 3조 원으로 정해 5조 5천억 원을 주장하는 민주통합당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여야는 복지 예산의 용도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입장이다. 한나라당과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로 인해 복지 확대가 제대로 될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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