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건조한 겨울철이 되면 집안 분위기마저 삭막해진다. 집안에 변화를 주고 싶지만 벽지나 가구를 선뜻 바꾸기는 부담스럽다. 이때 겨울철에도 잘 자라는 실내식물을 키우거나, 사용하지 않는 공간에 꽃내음 가득한 실내정원을 꾸며 공기정화 효과를 주는 것은 물론 아늑한 분위기를 느껴보자.
◆겨울철 실내식물 가꾸는 법
일반적으로 겨울철에는 화사한 식물을 키우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겨울에도 실내에서 화사하게 꽃을 피우는 화초들이 많다.
식물의 꽃은 햇빛이 피운다. 겨울은 해가 낮게 뜬다. 그래서 햇빛이 실내 깊숙이 들어오기 때문에 실내 화초들은 가을부터 이듬해 초여름이 되기 전까지 꽃을 많이 피운다. 오히려 장마철에는 푸른 녹음이 우거지긴 하지만, 꽃은 거의 없다. 겨울에 피는 꽃들은 깊숙이 쨍하게 드는 햇빛을 받아야 빛깔이 더 곱다.
또한 실내식물을 기를 때 관건이 되는 것은 물 주기다. 물을 제대로 주지 않으면 화초들이 죽어나가기 십상이다. 물 주기만 잘해도 90%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
화초는 생명력이 강하기 때문에 화분의 흙이 말랐을 때 물을 주면 웬만해선 죽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화초 기르기에 실패하는 이유는 물을 너무 자주 주는 데 있다. 식물에 맞추지 않고 자기가 스스로 정한 기준에 따라 물을 주기 때문이다. 실내 난방을 항상 20℃ 이하로 유지하는 집도 있고, 30도 가까이 올려놓는 집도 있는 등 집집마다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집 환경에 맞춰 물을 주는 게 중요하다. 정형화된 물 주기 법칙은 없다.
물 줄 때를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큰 화분에 심은 관엽식물은 손가락 두 마디를 흙 속에 집어넣어 말라 있을 때 물을 주면 된다. 선인장을 비롯한 다육식물은 수분이 빠져 잎이 쭈글쭈글해졌을 때 주면 된다. 물의 양은 화분 물구멍으로 약간 흘러나올 때까지 듬뿍 주는 것이 적당하다.
겨울철엔 베란다에 놓고 키우면 금세 얼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하지만 실내 화초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위기와 시련을 겪어야 더 단단해진다. 어느 정도 추위를 겪어야 더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잎과 줄기도 튼튼해진다. 하지만 베란다에 물이 얼 정도면 냉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겨울에 새로 화초를 가져올 때는 도중에 냉해를 입지 않도록 비닐에 싸서 충분히 보온을 해줘야 한다. 집에 도착해서는 긴 시간 동안 추운 데 그냥 내버려두지 않아야 한다. 처음엔 거실 같은 곳에 두고, 적응기를 거쳐 베란다에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초보자라면 너무 비싸거나 희귀한 것보다 저렴하고 실내에서 키우기 좋은 화초를 선택하면 좋다.
◆가습기 대용, 수생식물
건조해진 겨울 실내 습도를 조절할 때 살균제 파동을 겪은 가습기를 사용하기 찜찜하다면 수생식물을 키워보자. 시페리우스, 부들, 속새, 창포, 부레옥잠 등 수생식물은 말 그대로, '물에서 자라는 것'을 뜻한다.
서태원(61'심원식물원 대표) 씨는 "수생식물은 자체에서 수분을 내뿜는 것(증산 작용)은 물론 화초를 심는 그릇에서 바로 증발하는 수분이 더해져 메마른 실내 공기에 촉촉함을 더한다"며 "겨울철 대표 수생식물로 추위에 강한 시페리우스를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수생식물은 빨아들인 물 가운데 1%만을 생명 유지에 쓰고, 나머지는 증산 작용을 통해 공기 중에 배출한다.
◆실내정원 꾸미기
최근 겨울철 실내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실내정원을 설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실내정원을 꾸미면 식물의 습도 조절과 공기 정화 역할로 건조한 겨울철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 더불어 집안 분위기를 밝게 하고 운치를 더해주는 근사한 인테리어 효과도 맛볼 수 있다.
실내정원을 꾸밀 때 꽃, 나무를 키워본 경험이 없는 초보자라면 꽃이 화려한 화초류보다는 잎이 넓고 생명력이 강한 관엽식물이나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잘 자라는 다육식물을 선택하면 좋다. 실내정원을 설치할 때는 되도록 햇빛이 잘 드는 곳을 고르되 환기와 배수가 잘 되는지도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실내에서 키우는 실내정원 식물은 자랄 수 있는 환경만 적절히 제공해 주면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여 잘 자란다. 그래서 병충해 방제나 가지치기와 같은 다른 관리 작업이 줄어들어 식물 가꾸기의 즐거움을 더욱 손쉽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실내정원도 다양하게 꾸밀 수 있다. 방부목을 사용하여 기능성을 가미한 이젤정원, 장미정원, 좌탁정원, 테이블정원 등으로 편안한 휴식과 삶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 폭포와 계곡, 호수 등 자연환경을 그대로 축소한 듯한 산수조경과 작은 상록나무와 야생식물을 돌에 꾸며 산(山)의 형태로 만드는 조형물 석부작으로도 꾸밀 수 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snet.co.kr
도움말'김해숙 대구가톨릭대
플라워디자인과 겸임교수(다사꽃화훼단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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