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소재로 응모한 삼백오십여 편의 작품들은 모두다 문학에 대한 글쓴이의 열정을 잘 보여주었으나 주목을 크게 끌 만한 작품들이 적었음은 아쉽다. 이는 수필의 특성 중의 하나인 자기 고백적인 글이라는 틀에 너무 묶인 나머지 심리적 철학적으로 삶을 성찰하지 못한 데서 오는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삶을 깊이 성찰하는 미적 순화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일상으로 담아내면 그와 같은 글 속에서는 영혼의 울림을 찾을 수 없다. 모두 세 차례의 심사과정을 거쳐 최종심까지 올라온 작품은 김길영의 , 이강란의 , 김제숙의 , 그리고 임병숙의 였다. 네 작품 모두 각자의 일상을 소재로 한 작품이었으나 그 소재를 중심으로 사건과 사물과 인간의 감정을 비교적 깊은 의미의 세계로 끌어갔다.
그중에서 임병숙의 는 문학적 메타포에서 특징적이었다. 삶과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화투라고 하는 가벼운 놀이와 결합시키면서 자신에게는 너무나 엄청난 사건이지만 또 한편 죽음은 모든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너무나 보편적인 사건임을 보여준다. 결국 어머니는 아버지의 죽음이 임박한 것을 느끼는 순간 아이로니컬하게도 화투로 한 가닥 구원의 끈을 붙잡고자 한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응모한 거의 모든 작품들도 마찬가지인데 글의 탄력이 부족하고 주제가 선명치 못한 점이다. 글은 과감하게 주제의 중심으로 모이지 못하는 내용들을 잘라냄으로써 긴장감을 유지한다. 그리고 말미에 선명한 메시지를 줌으로써 주제를 부각시킬 수 있다. 끝으로 미국의 유명한 수필가인 E. B. 화이트는 글을 잘 쓰는 비결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인류나 인간(Man)에 대해 쓰지 말고 한 사람(man)에 대해 쓰는것" 이라고. 이 모든 점들을 참고하면서 더욱 정진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남영숙(수필가)·송영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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