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11총선, 지역 이익 대변하고 헌신할 새 인물 뽑겠다"

대구 경북 27개 全 선거구 1만3천656명 대대적 조사

2012년 임진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같은 해에 치러진다. 총선의 결과는 연말 대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이번 19대 총선은 기성 정치질서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과 거부감이 극도로 고조된 시점에 치러지는 것이어서 더욱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매일신문사는 2012년 임진년, '선거의 해'를 맞아 KBS대구방송총국과 공동으로 여론조사기관인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대구 12개, 경북 15개 등 모두 27개의 전 선거구에 걸쳐, 무려 1만3천656명을 대상으로 총선 민심을 알아봤다.

이번 조사에서는 주로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시도민들은 지역의 구분 없이 전체적으로 4월 총선에서 대대적인 물갈이와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고 헌신할 수 있는 국회의원을 뽑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5일간 실시됐으며 최신 전화번호부 인명편을 이용한 무작위 표본추출 전화응답방식(ARS)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0.84% 포인트(p)다.

◆이젠 바꾸자.

대부분의 시도민들은 정치권 전반에 걸친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민 10명 중 7명 이상(71.7%)이 국회의원 50% 이상의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70% 이상 물갈이가 36.6%, 60% 이상 물갈이가 50.1%였다.

물갈이에 대한 희망 정도는 경북(69.2%)보다 대구(74.9%)가 높았다. 60% 이상 물갈이를 요구하는 시도민은 대구(51.5%)와 경북(49.1%) 간에는 엇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면 남성(53.7%)이 여성(46.7%)보다 7% 포인트가 더 높았고, 60대 이상(35.8%)에 비해 20대(63.3%)가 두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연령대가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물갈이 욕구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조재목 에이스리서치 대표는 "이번 조사를 통해 시도민들이 현 정치권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특히 신공항'과학벨트 무산 등으로 인한 정치권에 대한 반발이 세대교체 요구로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직 국회의원 성적표는?

대구경북 국회의원의 4년간 지역구 활동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낙제점에 가까웠다.

지역구와 대구'경북 지역발전 활동에 대해 '못했다'(41.3%)가 '잘했다'(32.4%)보다 8.9% 포인트 더 높아, 지난 4년간 국회의원 활동에 대해 부정평가가 더 높았다. 국회의원들이 지역의 이익을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게을리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대구의 경우 '못했다'(43.4%)가 '잘했다'(27.8%)보다 15.6% 포인트 더 높았으며, 경북지역은 '못했다'(39.6%)가 '잘했다'(36.0%)보다 3.6% 포인트 더 높게 나타나, 대구보다는 경북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대구의 경우 '못했다'는 남성(50.5%), 20대(48.5%)에서, '잘했다'는 여성(28.0%), 60대 이상(38.1%)에서 더 많았다. 경북에서도 '못했다'는 남성(46.2%), 20대(47.9%)에서, '잘했다'는 여성(37.8%), 60대 이상(47.2%)에서 높았다.

◆현역의원 교체

총선에서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구의 현역 의원이 출마할 때 다시 표를 주지 않겠다는 시도민들이 많았다. 현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해 '다른 새 인물로 교체해야 한다'(61.2%)는 의견이 '다시 당선되어야 한다'(28.6%)는 의견보다 2배 이상(32.6%) 많았다. 특히 경북(56.8%)에 비해 대구(66.7%)의 교체 요구가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의 경우 '다른 새 인물로 교체'(66.7%)가 '다시 당선'(24.5%)보다 42.2% 포인트 더 높았다. 이는 18대 총선 당시(54.9%)에 비해 '새 인물로 교체'는 11.8% 포인트 증가한 반면 '다시 당선'은 29.2%에서 24.5%로 4.7% 포인트 감소해 교체 여론이 더 높아진 것이다. '새 인물로 교체'는 남성(68.0%), 20대(75.4%)에서, '다시 당선'은 연령이 높을수록(60대 이상 36.3%) 높았다.

경북의 경우 '다른 새 인물로 교체'(56.8%)가 '다시 당선'(31.9%)보다 24.9% 포인트 더 높았다. 남성(60.4%), 20대(67.8%)에서 물갈이를 원하는 비율이 높았고 다시 당선은 연령이 높을수록(60대 이상 44.4%), 국회의원 활동 긍정평가층(67.7%)에서 높았다.

◆새 인물상은?

'과연 누가 지역의 이익을 잘 대변할 수 있는 적임자일까.' 시도민들은 경제인 출신을 비교적 선호했으며 서울 TK보다는 토종 TK를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만약 다른 새 인물로 물갈이가 된다면, 경제인 출신이라는 응답이 28.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먹고살기가 어렵다는 현실의 방증으로 해석된다. 다음으로 정치인(17.7%), 시민사회단체(13.6%), 행정관료(13.2%), 언론인, 교수 등 전문직(11.5%) 순이었다. 법률가 출신은 2.2%로 선호도가 가장 낮았다. 대구에서는 경제인(31.7%)과 시민사회단체(15.4%), 정치인(14.4%) 순인 반면, 경북에서는 경제인(25.2%), 정치인(20.3%), 행정관료(13.9%) 순으로 나타나 지역 간에 다소 차이를 보였다.

또 서울에 거주하면서 활동하다가 지역에 출마하겠다고 나선 '서울TK' 후보보다 지역에 뿌리를 두고 활동하는 '토착TK' 후보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토착TK 후보를 선호한다는 응답(69.9%)이 서울TK후보(13.0%)보다 5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토착TK 후보에 대한 선호도는 경북(65.4%)보다는 대구(75.6%)에서 더 높았다.

◆여전한 한나라당 선호

한나라당 중심의 여권후보와 민주통합당 중심의 야권단일후보, 무소속후보가 대결할 경우 어느 당 후보를 지지할까. 시도민들은 한나라당 중심 여권후보(49.6%)를 민주통합당 중심 야권단일후보(19.0%)보다 30.6% 포인트나 더 높게 지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장 선거 등에서 위력을 발휘한 야권단일화 효과가 대구경북에서는 잘 통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치다. 그러나 무소속후보에 대한 지지의사(18.6%)까지 포함할 경우, 비한나라당 후보 지지세는 37.6%까지 높아져 만만치 않은 지지세를 보였다.

한나라당 중심 여권후보는 대구(46.0%)보다는 경북(52.4%)에서 높고, 민주통합당 중심 야권단일후보는 경북(16.4%)보다는 대구(22.2%)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한나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52.8%나 됐다. '그렇다'는 응답은 36.4%에 그쳤다. 즉 대구경북 유권자 절반 이상이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에 거부감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나라당 공천이 유리할 것이라는 응답은 대구(33.4%)보다는 경북(38.8%)에서 5.4% 포인트 더 높게 나타났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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