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공정한 실기 평정으로 시립예술단 역량 키워야

지난해 말 실시한 개인 실기 평정 결과를 두고 일부 대구시립예술단이 시끄럽다. 부적격 판정을 받은 단원의 처리 문제 때문이다. 관련 조례에는 시립예술단원은 2년마다 재계약을 하도록 돼 있다. 실기 평정 부적격자는 3개월 내 재평정을 하고, 다시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 감봉, 해촉할 수 있다. 하지만 예술단 지휘자나 예술감독은 이를 꺼린다. 내부가 시끄러울 뿐 아니라 해촉 단원이 소송을 제기하면 이기기도 쉽지 않아서다. 결국, 실기 평정은 연례행사일 뿐 흐지부지할 때가 잦다. 한번 단원이 되면 실력에 관계없이 정년을 보장받는 셈이다.

시립예술단의 이러한 체제는 불합리하다. 경쟁이 안 되고, 세대교체가 불가능하다. 형식적인 평정에다 부적격 판정을 받아도 큰 불이익이 없으니 경쟁력이 생길 수 없다. 또 단원의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아무리 실력 있어도 누군가 그만두지 않으면 들어갈 수가 없다. 현재 6개 시립예술단 단원은 300명이지만 지난해 신규로 들어간 단원은 수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도 대부분 유학 등 개인 사정으로 빈자리를 메웠을 뿐이다. 대구에서만 매년 배출되는 관련 학과 졸업생과 유학생이 1천 명이 넘지만 이들이 예술단에 들어가기란 불가능한 구조다.

대구시립예술단이 전국 정상급 수준을 유지하려면 끝 없는 경쟁에서 오는 개인 역량 강화가 필수다. 이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실기 평정 제도를 정착시키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사전에 공개한 평정 방법에 따라 철저한 평정이 이뤄지도록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평정 때마다 터져 나오는 말썽의 소지를 줄이지 않으면 실기 평정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또 보수와 근무 조건을 재검토해 시립예술단원으로서 긍지와 보람을 가질 수 있는 수준으로 대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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