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개통하는 대구도시철도 2호선 경산 연장에 맞춰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설비 및 정비 분야와 구내 기관사 업무를 외주 업체에 맡기고 정비 주기도 대폭 늘리기로 해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최근 마련한 '경산 연장선 운영방안'에 따르면 오는 9월 도시철도 2호선 경산 연장 구간이 개통하면 기관사와 승무원, 기술 분야 등에서 75명의 인력이 더 필요하다.
공사 측은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월배, 안심, 문양차량기지 내에서 전동차를 움직이는 구내 기관사를 본선 영업운전에 투입하고 대신 구내 기관사 업무는 외주 업체화한다는 것. 이 경우 3년간 8천만원의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공사는 신규 채용 없이 경산 연장구간을 운영하기 위해 전기, 기계, 신호, 통신 분야 시설물과 전동차의 정비 점검 주기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매일 점검하던 전기, 기계실 정비 주기를 격일로 바꾸고, 원격 감시 통합설비도 매월 검사에서 3개월에 한 번씩만 한다는 것. 통신 시설도 매일 점검하다가 주 4일만 하기로 했고, 신호도 일일 검사에서 주 2회 검사로 완화했다.
특히 공사 측은 유지 보수 인력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1호선에 설치된 통로안내표시기 242대는 아예 철거하기로 했고 냉난방장치와 선로 점검은 전 노선을 외주 용역업체에 맡길 방침이다.
경산 연장 구간의 역사 3곳과 차량 운행거리가 하루 970㎞가 더 늘어나는데도 안전 점검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대구도시철도노조와 시민단체는 '공사 측의 안전불감증'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역사 변전소의 경우 2008년 2월 2호선 만촌역 변전소에서 불이 나 전동차 운행이 1시간 30분이나 중단된 적이 있을 정도로 화재에 취약하고, 매년 한두 차례씩 각종 고장으로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는데도 정비 인력을 오히려 줄이고 있다는 것.
대구도시철도노조 김인하 위원장은 "안전이 최우선인 대중교통이 경영합리화를 이유로 인력을 짜맞추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외주 업체 기관사를 투입하면 경비 절감 효과도 없고 숙련도가 떨어지며, 정비 인력마저 줄이겠다는 것은 시민들의 안전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도시철도공사는 연간 운영수지 적자가 800억원이 넘는 상황에서 기관사 및 정비인력 신규 채용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부족한 인력 75명을 모두 신규 채용하면 연간 30억원의 추가 인건비 부담이 예상된다"며 "기존 직원들의 업무량 조정과 제도 개선을 통해 현 인력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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