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리보는 '금요일의 과학터치'…항생제, 어떻게 만들어질까?

항생제의 작동원리와 제작배경

항생제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인류의 역사는 의약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병원성 미생물과의 전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세기 이전에 인간은 그 당시로서는 알 수 없는 질병에 걸려 사망하였고, 현재도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곳의 인간들은 아주 단순한 미생물 감염으로 생을 마감하곤 한다. 최근에 들어서 인간은 세균에 대한 이해를 많이 하게 되었고 그들을 선택적으로 죽이는 항생물질을 만들게 되어 인간의 수명을 많이 연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세균들도 생명체이기 때문에 기존의 항생제에 끊임없이 저항성을 획득하여 생명을 연장하고자 한다. 따라서 자신의 유전자 산물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항생제에 내성을 획득한 내성균들이 창궐하고 있어서 새로운 항생제의 개발은 계속되어야 한다. 아마도 인류가 멸망하는 그날까지도 병원성 미생물과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이러한 미생물과의 생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항생제를 그것도 빠른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구조기반 신약개발 방법이 사용된다.

이번 강연에서는 항생제들의 작동 원리에 대해서 소개하고 신개념의 항생제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전반부에서는 기존의 항생제들에 대한 소개와 어떠한 생체 분자를 표적으로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설명하고, 후반부에는 본 연구진이 발견한 내용에 대해서 소개할 것이다. 즉 세균의 가수분해(화학반응 중에 물분자가 작용하여 일어나는 분해반응)효소인 ClpP를 활성화시켜서 세포를 사멸에 이르게 하는 원리를 설명한다. 또 어떻게 하면 내성균에 효능이 좋은 항생제를 개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강연한다.

가수분해 효소 ClpP는 세균의 생장에 중요한 효소이다.

강연에서는 이 효소의 고해상도 삼차원 구조(그림)와 이 분자를 활성화시키는 항생제 후보 물질 ADEP (acyldepsipeptide)와의 복합체에 대한 자세한 구조를 보여줄 계획이다. 강연 참석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동영상도 소개할 것이다. 이 ADEP라는 분자는 기존의 항생제들이 세균의 단백질 활성을 억제하여 작용하는 것과는 다르게 가수분해 효소의 활성을 무작위적으로 활성화시켜 세균을 사멸하게 하는 색다른 작동원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개념의 항생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신개념의 항생제 연구와 더불어 X-선 결정학을 이용한 구조생물학 기술로 어떻게 합리적으로 신약후보 물질들을 발굴하고 최적화해 가는지에 대한 것도 소개할 예정이다.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 송현규 교수 연구팀은 2008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론티어사업단 산하 프로테오믹스 이용기술개발 사업단의 지원으로 'ClpXP의 활성제어를 통한 항생제 선도물질 발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교육과학기술부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도약연구를 '단백질 분해 관련 신약표적 분자의 구조-기능 연구'라는 주제로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사업의 결과로 지난해 12월 자식작용(autophagy)에 관여하는 효소 연구로 네이처 구조분자생물학지에 3편의 논문을 연달아 발표한 바 있다.

글' 대구경북여성과학기술인회

※새해부터 '하이(Hi) 외국어 강좌' 연재를 마무리하고 한국연구재단, 대구경북여성과학기술인회, 매일신문이 함께하는 '금요일에 과학터치' 연재를 새로 선보입니다. 매주 금요일 대구 중앙도서관에서 열리는 '금요일에 과학터치' 강연을 미리 지면으로 만나보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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