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銀 '원플러스'…하나로 뭉쳐 최고 되자

은행권 신년화두로 보는 금융시장 예측

2일 시무식을 가진 DGB금융지주 임직원들이 경영화두인
2일 시무식을 가진 DGB금융지주 임직원들이 경영화두인 '원플러스'를 외치며 한 해 사업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대구은행 제공

올 한 해 국내 은행들은 치열한 생존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 시장 위기라는 대외 변수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은행 간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지주사로 덩치를 키우고 있는 지방은행과 시중은행들의 경쟁도 어느 해보다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각 은행들이 신년 초 내세우는 경영 화두를 보면 2012년 '금융 시장 판도'를 예측해 볼 수 있다.

◆지역은행의 개척정신

지난해 대구은행 경영화두는 '유지경성'(有志竟成)이었다.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룬다'는 의미로 '유지경성'은 지난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대구은행의 도전정신이 잘 묻어 있는 말이기도 했다. 이처럼 경영화두는 추구하는 바나 현실 인식이 드러나는 '조직목표'와 동급으로 취급된다.

올해는 조금 다르다. '원플러스'(1+)라는 말을 경영화두로 삼았다. 통상 임원 일부가 선택하는 고사나 법문이 아닌 직원 공모를 통해 선택받은 문구였다. 대구은행 측은 "그룹 전체가 하나로 뭉쳐 시너지를 창출하고 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여 최고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한 해를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은행은 '애벌레에 불과하던 매미가 성충이 되어 금빛 날개를 가진 화려한 모습으로 탈바꿈한다'는 의미의 '금선탈각'(金蟬脫殼)으로 정했다. 부산은행은 지난해에도 경영화두를 '전쟁의 승리는 반복되는 것이 아니며 무궁한 변화에 대응해 내 모습을 바꿔야 계속적인 승리를 이어갈 수 있다'는 뜻의 '응형무궁'(應形無窮)으로 정한 바 있다. 부산은행 역시 지난해 종합금융그룹으로 옷을 갈아입겠다는 목표가 잘 드러난 셈이다.

다만 지난해 11월 창립 43주년을 맞은 광주은행은 지역민과 동반상생을 강조하며 '큰 과실은 다 먹지 않고 남긴다'는 '석과불식'(碩果不食)을 강조했다. 수익성만 지나치게 추구하지 말고 공공성을 중시해 달라는 시대의 흐름에 부응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의 위기의식

반면 시중은행으로 분류되는 이른 바 '빅5' 금융지주의 신년사나 경영화두에서 드러난 고사를 살펴보면 '위기'에 대한 적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히 신한금융지주 한동우 회장의 이타자리(利他自利'남에게 이익이 되는 일을 하다 보면 자신에게 이익으로 돌아온다), KB금융지주 어윤대 회장의 동심동덕(同心同德'마음으로 서로 돕고 힘을 합한다) 등의 문구는 지난해 불붙은 금융권 탐욕에 대한 진화책이자 내부의 결속을 도모하는 말로 요약된다. 주력 사업장인 국민은행에서는 사자성어가 인용됐다.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한 개의 화살은 부러지기 쉽지만 여러 개가 모이면 꺾기 어렵다'는 사자성어, '절전지훈'(折箭之訓)을 신년사에 내세웠다. 위기관리와 성장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동시에 당면한 위기를 함께 돌파해 가자는 의지가 담겼다.

이외에도 우리금융지주 이팔성 회장은 '유지경성'(有志竟成'뜻이 있어 마침내 이룬다), 산은금융지주 강만수 회장은 '개물성무'(開物成務'사람이 아직 모르는 곳을 개발하고 사람이 하고자 하는 바를 성취시킨다),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은 '견인불발'(堅忍不拔'어려운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해 뜻을 이루자) 등을 새해 화두로 언급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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