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장·교사·감독 한통속 교비 횡령

공금 1억여원 빼돌려…접대·활동비로 사용, 납품업체 39명 적발

학교 공금을 빼돌려 접대비와 활동비 등으로 사용해 온 경북체고의 전직 교장과 운동부 감독'코치, 이들을 도운 운동용품 납품업체 관계자 등 39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북경찰청은 3일 학교예산과 체육단체 지원금 등 1억2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경북체고 전직 교장 A(60) 씨와 B(67) 씨, 체육부장 C(50) 씨, 운동부 감독'코치 등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과 공모한 운동용품 납품업자 20명도 함께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07년 9월 대구 수성구 한 마트에서 건강식품을 구입한 뒤 '카드깡'으로 250만원을 빼돌리는 등 지난해 5월까지 46차례에 걸쳐 비슷한 수법으로 체육부 장비용품 구입비, 경산시체육회 훈련지원비 등 1억2천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렇게 빼낸 공금을 교장 활동비, 체육회 관계자들에 대한 접대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학교 물품을 카드로 산 것처럼 거짓으로 꾸미거나, 구입한 운동 장비를 납품업자에게 반납해 돈을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4년 동안 한 번에 300만원에서 6천200만원씩 챙겨왔다"고 말했다.

경북도교육청은 지난해 11월 말 경북경찰청으로부터 이 사건 조사결과를 통보 받은 뒤 추가 조사를 벌여 경북체고의 체육관리부장, 육상부 및 투척부 감독, 사이클부 코치 등이 체육부장인 C 씨의 지시를 받고 운동용품 구입대금을 빼돌린 뒤 일부 또는 전부를 C 씨에게 전달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 육상 중장거리부 감독과 사격부 감독은 경산시청 및 경산시체육회의 훈련지원금 4천여만원을 빼돌려 일부는 학교에 상납하고 나머지는 다른 교사와 나눠 가진 사실도 드러났다.

교육청은 운동부를 운영하는 각 고교를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벌여 이 같은 비위 사실이 더 있는지 확인 중이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경북체고 교사들이 대부분 같은 대학 출신인 데다 음성적, 관행적으로 벌어졌던 일이라 좀처럼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다. 최종 수사결과가 나오면 해당 교사들을 엄중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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