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수원 갈등 경주 양북 이장 선출싸고 또 논란

주민투표 당선자 대신 면장은 딴사람 임명, 논란 일자 번복-재번복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 예정지인 경주시 양북면이 관내 마을 이장을 선임하면서 임명과 임명무효를 번복하자 주민들과 지역 사회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양북면 봉길리 주민들은 지난달 29일 주민 77명이 참가한 가운데 주민총회를 열어 2명의 이장 후보에 대한 투표를 실시, 66표를 획득한 김모 씨를 이장 후보로 추천했다. 또 어일1리 주민들도 같은 날 주민 116명이 참가한 가운데 총회를 열어 77표를 얻은 하모 씨를 이장 후보로 추천했다.

그러나 김재온 양북면장은 다음날인 30일 주민투표와 상관없이 봉길리 이장에 최모 씨를, 어일1리 이장에는 배모 씨를 각각 신임 이장으로 임명했다.

양 지역 주민들은 이날 면사무소를 찾아가 "한수원 본사 도심 이전에 찬성하는 인물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면장이 주민들의 뜻과 다르게 이장을 임명했다"며 임명철회를 요구했다.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김 면장은 31일 오후 자신이 임명장을 준 최 씨와 배 씨에 대한 임명을 철회하고 주민들의 요구대로 최다득표자인 김 씨와 하 씨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김 면장은 그러나 하루 만에 또다시 김 씨와 하 씨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어제 임명장을 준 것은 무효"라고 통보했다.

주민들은 "이장 임명권이 면장에게 있긴 하지만 주민들의 의사에 반해 무리하게 다른 사람을 이장으로 임명한 것은 결코 면장 독단적인 판단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경주시가 무리하게 한수원 본사 도심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경주핵안전연대와 통합진보당 경주시위원회도 "주민들의 압도적 지지로 선출된 이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 면장이 자신의 입맛에 따라 이장을 임명한 것은 월권"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는 관계자는 "이장 임명은 면장의 고유 권한"이라고 해명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