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떨고 있는 대구경북 의원들…지지도 5%p 차이땐 교체 방침

한나라 비대위원 "TK용퇴" 거듭 촉구에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대구경북(TK) 정치권의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를 추진하고 있다.

비대위 이상돈 위원은 3일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박근혜 위원장이 전면에 나섰기 때문에 대구경북이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데에 공감대가 있다"며 "총선에서 새로운 인물이 대거 들어와야 하는데 대구경북이 그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대구경북 정치권에 대한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로 받아들여지면서 지역정치권이 시스템에 의한 공천쇄신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이는 한나라당 비대위가 당 지지도보다 5%포인트 이상 지지율이 낮은 현역들을 일괄적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과 맞물리면서 수도권보다 영남권에 대한 현역의원 물갈이를 더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비대위의 이 같은 현역 교체 방침이 현실화될 경우 대구경북 지역 현역의원의 70% 이상이 교체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정치권이 특정지역에 대한 의도적인 물갈이와 영남권 친박에 대한 역차별 논란을 제기할 조짐을 보이는 등 공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상돈 위원은 방송을 통해 "박근혜의 정치적 고향에서 세대교체 바람이 나와야 하고 자발적인 모습을 보여야 (국민에게) 감동을 준다"며 TK 지역에서의 친박계 다선 의원들의 자발적인 용퇴를 직접 촉구하고 나섰다.

이 위원은 이어 "거기서 편안하게 당선돼서 다선의원이 된 사람이 아름답게 퇴장하는 것이 좋겠다. 그 분들의 결단이 박 위원장의 미래와 결부돼 있다"며 이해봉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이어 친박계 다선 중진들의 자진 퇴진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공천쇄신을 책임지고 있는 이 위원의 이 같은 TK지역 의원들의 불출마 촉구에 대해 지역 정치권은 "대구경북같은 특정지역을 지목해서 불출마와 대대적인 공천물갈이를 요구하고 나서는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유승민 전 최고위원은 "지역과 선수(選數) 및 계파와 관계없이 시스템을 만들어 공천을 하자는 것이 비대위의 역할"이라면서 "(이위원의 주장처럼) 특정 지역과 계파와 다선을 거론하면 공천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 전 최고위원은 "비대위는 공정한 공천 시스템을 만들어 '2008년 친박 공천학살'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지 않았느냐"며 "'친이'라는 이유로 몰아내서도 '영남권 친박'이라고 해서 역차별을 받아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과 연령, 계파와 선수를 떠나서 공정한 공천 시스템을 만들라는 것이 박 위원장의 뜻인데 그 사람이 지금 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최경환 한나라당 경북도당 위원장도 "공천은 어디까지나 질서 있는 시스템에 의해서 이뤄져야지 특정지역에서 선수가 많다고 물러나라는 것은 안된다"며 "대구경북이라고 해서 더 많이 갈아치워야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최 위원장은 "그 분 나름의 개인 생각이니까 그런 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17, 18대 총선을 통해 (대구경북은) 절반 이상이 초선으로 교체된 곳이고 그렇게 많이 바뀌어왔는데 여러 실상들을 정확하게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주성영 한나라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어찌보면 (이 위원의 주장은) 국민들의 상식"이라면서 "나를 포함해서 그 부분에 대해 고민해야 해야 한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한나라당이 공천과정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당 지지도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현역들을 교체하는 방안은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를 위해 설 연휴(21∼24일)를 전후해서 각각 한 차례씩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는데 설 연휴 이전에 1차 '잠정 현역교체 대상 리스트'가 나오게 될 경우 상당한 파장이 뒤따를 전망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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