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겪었던 예술과 오랫동안 공부했던 학문을 수성아트피아에서 펼쳐보고 싶습니다. 사심 없이 지역에서 공연장 운영의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최현묵 수성아트피아 신임 관장은 공연계에서 잔뼈가 굵어온 사람이다. 연극, 무용, 오페라, 뮤지컬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으며 대구컬러풀축제조직위 축제 감독,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폐회식 팀장을 맡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게다가 성균관대에서 공연예술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학문적으로 연구한 분야는 문화 정책 및 예술 경영. '현장성'과 '이론' 양 날개를 갖춘 셈이다. 몸이 익혀온 것과 머리가 배워온 것을 '수성아트피아'라는 터에서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게 돼 그는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이 '한국형 극장 모델'을 개척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오랫동안 행정가가 맡았던 극장 운영이 현장 예술가들에게 넘어갔지만 경영 마인드가 없어 실패한 곳이 많아요. 그래서 반대급부로 CEO가 예술을 모른 채 극장을 운영해 공공성이 훼손되는 사례도 있었죠."
우리나라는 외국의 예술경영과는 다른 요소들이 산재해 있어 이론을 그대로 적용시킬 수 없다는 것이 최 관장의 말이다.
"외국은 극장 자체 제작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만 우리는 아직 대관 비율이 높아요. 거기다 지역적 특성, 인맥, 학맥, 소비자 층, 행정적 특징 등으로 외국 이론을 그대로 적용하기엔 함정이 많죠. 그래서 한국형 극장 운영 모델이 모색되어야 하는 시점이라는 거죠."
그는 요즘 직원들과 함께 수성아트피아의 앞날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는 공연장의 관람객뿐 아니라 외부 스태프들도 중요한 고객이라고 말했다. 공연 현장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느껴온 점들이다. 그는 지금까지 없었던 직원 휴게실, 스태프 휴식 공간 등을 만들 계획이다.
그는 특히 '공공성'을 강조했다. "수성구는 의외로 극과 극이 많은 지역입니다. 예술을 접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직접 찾아가는 방안도 구상 중입니다."
지역 문화 쟁점에 관해 외부 전문가들을 불러와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추상적이지 않고 쟁점을 좁혀 열린 구조 속에서 토론을 열 수 있도록 '장'을 연다는 것. 변변한 토론의 자리조차 없었던 문화계에 새로운 활력이 될 전망이다.
최 관장은 지역 공연장으로서는 최초로 모든 공연장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해, 그 결과를 대관에 반영하고 노후된 시설을 보완하고 사무 행정을 합리화할 계획이다. 공연일지를 작성하고 전시 결과물을 철저하게 관리해 이후 수성아트피아의 역사가 될 수 있도록 관리한다는 것. 그의 계획 속에는 클래식 음악에 집중됐던 공연을 연극과 무용, 국악 등으로 넓히는 것도 포함된다.
그는 오랜 시간 현장에서 잔뼈가 굵어온 만큼, 특정 인물이나 단체에 기울어지는 것을 경계했다. 친소관계가 아닌 시스템을 통해 공연장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극장 경영자로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결정하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수성아트피아가 5년간 만들어온 '명품 공연장' 이미지는 중요한 장점입니다. 그 브랜드 가치를 조금 업그레이드 시키면서 공공성을 가미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우태욱기자 w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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