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내 오는 이근호 "대구는 못 가요"

영입 비용 총 40억 들어, 대구FC 재정 넉넉치 못해…이근호도 상위권팀

대구FC에서 자신의 역량을 한껏 펼쳐 국가대표로까지 성장한 이근호가 국내로 복귀하지만 대구FC로 돌아오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대구FC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던 모습. 매일신문 자료사진
대구FC에서 자신의 역량을 한껏 펼쳐 국가대표로까지 성장한 이근호가 국내로 복귀하지만 대구FC로 돌아오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대구FC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던 모습. 매일신문 자료사진

2000년대 후반 대구FC의 '공격 축구'를 이끈 이근호의 국내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대구FC에서 뛰는 모습은 보지 못할 것 같다. 이근호는 K-리그 우승을 노리거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톱클래스 팀을 찾고 있고, 대구FC도 거액의 연봉을 줄 재정 형편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이근호가 현재 소속돼 있는 J-리그 감바 오사카에서 받은 연봉은 10억~12억원 정도로, 이근호는 국내 복귀 후에도 최소 10억원의 연봉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대구FC로선 이 정도의 거금을 안겨줄 여유가 없다. 게다가 감바 오사카와의 계약 기간이 남아 위약금도 부담해야 하는데다 병역 문제까지 걸려 있어 대구FC가 무리수를 둘 이유도 없다. 이근호의 위약금은 계약서상 30억원 수준이지만 5억원, 많아도 10억원 정도에서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이근호는 대신 울산 현대와 협상을 진행 중으로, 울산 입단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수원 삼성, 전북 현대 등도 이근호 영입전에 나섰지만 현재 울산으로 무게추가 기울어진 상황이다. 그러나 일반 이적과 달리 이근호를 영입하려면 비싼 연봉은 물론 위약금, 이적료 등 거액을 내놔야 하고 군 복무 문제도 고려해야 하는 등 복잡하게 얽혀 있어 도장을 찍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는 상황이다. 빠르면 이번 주 내, 늦어도 다음 주중엔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계약이 성사되면 이근호 영입에 총 4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과의 협상이 결렬되고 국내 다른 팀들도 이근호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일본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이근호가 울산에 입단하면 대구FC도 이적료 혜택을 누리게 된다. 이근호가 대구FC와의 계약 기간이 끝나고 일본으로 진출했기 때문에 대구FC 소속은 아니지만 국내 로컬룰상 해외로 진출했다가 국내로 복귀할 때는 이적을 원하는 구단이 국내 전 소속 팀에게 이적료를 주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근호는 2008년까지 대구FC에서 공격수로 맹활약하다 지난 2009년 FA가 되면서 J-리그 주빌로 이와타로 이적했고, 지난 시즌 감바 오사카에서 15골을 터뜨리며 J-리그 득점 랭킹 공동 3위에 오르는 활약을 펼쳐 계약을 연장해 놓은 상태다. 국내에 복귀하면 한 시즌 뛴 뒤 상무나 경찰청 팀에서 군 복무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FC 관계자는 "이근호가 대구FC 소속이 아니어서 구단이 개입할 수 없고 본인이 이적 팀을 선택하고 협상하기 때문에 현재 협상 과정과 내용 등을 알 수가 없다"며 "이근호가 대구에 오면 흥행과 성적 향상에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 아쉽다. 그러나 국내에 복귀하면 이적료가 발생, 구단 재정에 여유가 생겨 다른 좋은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등 구단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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