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서구 선거구 축소에도 의원들은 '팔짱'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본격적인 선거구 획정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획정위 안에는 대구 달서구 선거구 3개를 2개로 줄이는 안이 들어있다. 그러나 지역의원들의 대응 움직임은 잘 보이지 않고 있다. 지역의원들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 모임을 갖거나 대구시당 차원의 조직적인 목소리도 내지 않는 등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그래서 '기득권 포기'를 선언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지역정치권이 총력전을 펴지 않을 경우 대구 선거구가 12개에서 11개로 줄어드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우려가 현실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초 조원진(달서병) 의원이 정개특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저지선을 펴다가 이해당사자라는 이유로 한나라당 지도부가 조 의원 등을 전격 배제시키면서 대구에서는 배영식(중'남) 의원이 정개특위 위원으로 선임돼 지역 선거구 사수의 책임을 떠맡게 됐다.

배 의원은 "(특위 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며 "아무도 힘을 실어주지 않고 있는데 누구 눈치 볼 것 없이 지역 정치권이 힘을 몰아줘야 한다"며 위기감을 토로하면서 "의정보고회에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이 문제에도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8일부터 전체회의를 재가동할 정개특위가 만일 달서구를 2개 선거구로 합치게 된다면 대구의 정치적 영향력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주성영 대구시당위원장은 이와 관련, "(이번에는) 대구시당이나 지역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는 각 지역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정개특위에서 물밑 협상을 이끌어내는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며 "지역정치권이 사활을 걸고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공개적으로 나설 경우 당내는 물론이고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지역 밥그릇만 챙기려 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역풍을 우려한 것이지만 '박근혜 눈치 보기 아니냐'는 지적도 받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기득권 포기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는 점은 달서구 선거구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짙게 시사하고 있다.

이해당사자인 조 의원은 "박 위원장에게 충분히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상황을 설명했다"고 했다. 이 같은 입장 역시 이해봉(달서을)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함에 따라 달서구 내에서 현역의원 간 공천 경쟁이 느슨해졌다는 점을 의식한 소극적 자세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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