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을 앞두고 지역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변화의 물결이 거세다. 기성 정치질서를 모두 휩쓸고 지나갈 태세다. 새 인물들의 현역 의원들에 대한 도전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이번 총선 결과는 그대로 12월 대통령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어느 총선보다 지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매일신문사는 5일부터 9일 동안 대구경북 전체 27개 전 선거구에 대해 3개 선거구별로 출마예상자들을 소개한다.
◆대구 중·남구 …재선 노리는 배영식 의원에 중량급 인사 대거 도전
재선을 노리는 배영식 의원에 대한 도전이 거세다. 매일신문사가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현역인 배영식 의원에 대한 평가(재출마 지지 17.1%)가 대구에서 매우 낮은 편에 속한 것으로 나온 만큼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 것도 한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배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인사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박창달 한국자유총연맹 회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다 남병직 한국경제인연합회 이사장과 도건우 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한나라당 공천을 두고 경쟁을 벌일 태세다.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은 무소속으로 가세했다.
배 의원은 재경부 출신의 경제전문가를 자처하며 '다시 한 번'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연말 막을 내린 국회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 위원으로 대구지역 국비예산 확보 등에서 적지않은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시출신으로 경제기획원에서 관료를 지냈고,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을 거쳤다. 막강한 재계 인맥으로 지역발전에 기여할 적임자라고 강조한다.
남병직 이사장의 출마도 눈에 띈다. 줄곧 40년 이상 남구 대명동에 거처하며 대구에서 활동해온 '토종TK'다. 본사 여론조사에서 '토착TK후보(74.3%)'에 대한 선호도가 서울 TK후보(11.4%)보다 무려 7배나 많게 조사된 점도 무형의 자산이다. 경북고 57회다. 한나라당 중앙당 부대변인을 거쳤다. 경제학 박사로 일자리, 노동 분야에 해박하다.
도건우 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대구정치를 바꾸겠다고 벼르고 있다. 가장 젊다는 점이 최근 한나라당이 시도하고 있는 '변화와 쇄신'아이콘과 맞아 떨어진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활동하기 전 재경부에서 한-EU FTA 정부협상대표로 활동한 경력도 갖고 있다. 도종섭 전 대구법무사회장의 아들이다.
박창달 회장은 '마당발', '조직의 달인'이라는 정치권 안팎의 평가를 기반으로 바닥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남구에 집을 구했고 자유총연맹 회장으로 있다. 3선 의원 출신으로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 특보단장을 지냈다. 자유총연맹의 기반 확충과 재건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가 만만치 않다는 중'남구 자유총연맹 회원들도 든든한 기반이다.
박영준 전 차관도 친이'친박의 조율자를 자처하고 있다. 지난해 대구로 이사해 '토종TK'로 변신 중이다. 2015 대구 세계물포럼 유치나 대구경북첨복단지 유치, R&D 특구지정 등에 막후에서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보좌관에서 출발해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재용 전 장관은 이 지역의 영원한 강자로 불린다. 남구청장 시절부터 확보하고 있는 고정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두 차례 남구청장을 역임했고, 참여정부 시절 환경부 장관에 건강보험공단 이사장도 지냈다. 2002년과 2006년 대구시장 선거에 뛰어들어 20~30%의 득표율을 보이는 등 저력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남구 봉덕동에 치과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 동 갑…한나라당 지지율 떨어져 야권 바람몰이가 변수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성영 의원이 자리잡고 있는 지역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재만 동구청장에게 압도적인 표를 던져줄 정도로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세가 높은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 변화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지역으로 분류된다. 매일신문사가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비교적 낮은 지지도(45.5%)와 주 의원에 대한 평가(재출마 지지 19.6%)가 부정적이었다. 정당지지도(45.4%) 역시 대구지역 평균을 하회했다.
민주통합당으로 임대윤 전 동구청장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고, 통합진보당 송영우 동갑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반면, 한나라당내 도전자는 많지 않다. 이대경 중앙당 부대변인과 손종익 상생정치연구원장 등 2명이다.
주성영 의원은 최근 의정보고회 등을 통해 지역민심을 다잡는 데 분주하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와 뉴타운 완성, K2 공군기지 이전과 남부권 신공항 건설 등 굵직굵직한 지역현안을 해결할 적임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재선을 하면서 닦아놓은 지지기반과 조직도 무시 못할 수준이다. 지역 선거에 입김을 미칠 수 있는 대구시당위원장이라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대경 한나라당 중앙당 부대변인은 이수성 전 국무총리 특보로 활동한 경험을 내세우며 지역일꾼론을 강조하고 있다. 지역을 가장 잘 아는 토박이로서 낙후된 지역경제를 살릴 적임자임을 내세운다. 동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사)환경실천연합회 대구지부장을 맡고 있다.
손종익 상생정치연구원장은 최근 파티마병원 인근 신암빌딩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경북 영양 출신인 손 원장은 영남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 후보 정책특보로 활동했고 K2 이전과 영남권 신공항 건설 등 지역현안에 열심이다.
임대윤 전 동구청장은 야권 후보 가운데 득표력을 인정받고 있는 유력 주자다. 예비후보등록을 하지 않고 있지만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가 확실시되고 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측근으로 현재 민주통합당 정책위 부의장을 맡고 있다. 대구 대륜고'영남대 법학과를 나왔으며 1998년부터 2003년까지 대구 동구청장을 역임해 온 '토착 TK'로 분류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정치할 뜻이 없다'는 본인의 부정에도 불구, 김연수 대구시 행정부시장의 이름도 출마자 명단에 끊임없이 오르내리고 있다. 전 동구청장 직무대행 시절의 인연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시장이 출마할 경우, 무시 못할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판단이다.
18대 총선에 이어 두 번째로 도전하는 통합진보당 송영우 예비후보는 지역의 반한나라당 정서에 기대를 걸고 있다. 경북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38세로 예비후보 가운데 가장 젊다.
한편 대구에서 30년 동안 야당생활을 해오고 있는 정덕영 민주통합당 동갑위원장도 출마 예상자로 거론된다.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동구청장 후보로 나서 25.9%의 지지를 얻었다.
◆대구 동 을…'공항 소음문제' 해결 따라 선거구도 요동칠 듯
유승민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지키고 있는 동구을은 현역의원과 한나라당에 대한 충성도가 비교적 높은 곳이다.
실제 최근 매일신문사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유 의원에 대한 만족도는 대구 평균치를 훨씬 웃돌 정도로 전반적으로 높았다. 유 의원은 지난해 7'4 전당대회에서 2등으로 최고위원에 오르며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유 의원이 지난 18대 총선 때부터 약속했던 '공항 소음문제'가 어떤 식으로 해결되느냐에 따라 총선구도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가변성을 노리고 도전자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군뿐 아니라 무소속과 야권 인사들도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한 이승천 전 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대구미래대 교무처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김현익 변호사와 구형근 전 백호신변보호기획단 대표도 무소속으로 예비후보에 등록했고 류승백 전 대구시의원과 최희현 공산향우회장도 한나라당 후보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도전에 맞서 유 의원은 3선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동을의 10개동을 돌며 의정보고회를 통해 '공항소음문제 해결과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와 복지제도를 챙기겠다'며 지역민심을 훑고 있다. 특히 공항 소음문제에 대해서는 본인의 홈페이지를 통해 '군공항 이전 및 특별법 통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승천 전 위원장은 '변화와 혁신'을 내세우며 반한나라당 민심을 자극하고 있다. 대구발전과 동구발전을 위해서는 대구가 변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야당의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논리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나서 16.9%를 얻어 지역에서 출마한 민주당 후보로는 최다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어 단단한 지지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류승백 전 시의원은 '토박이론'을 내세우고 있다. 진정한 주민의 대표는 주민과 직접 소통하고 호흡하며 현안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구시의회 3'4대 의원을 역임한 류 전 시의원은 국민행동본부 대구본부장과 대구시의정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최희현 공산향우회장도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등록을 준비 중이다. '행복한 동네 조성'을 공약으로 지역의 심부름꾼을 자처하고있다. 대구지검 형사조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자'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진일산업을 운영하고 있는 중소기업인이기도 하다.
무소속으로 등록한 김현익 변호사는 공익변호사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대구시 복지분야 제1대 옴부즈맨과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전문상담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또 복지단체의 운영자료를 공개하는 등 시민사회활동에도 두각을 나타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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