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영화] 라이온 킹 3D

3D 입은 18년전 그 장면…아빠도 어렸을때 본 거란다

겨울방학시즌이 시작되었다. 극장가도 방학을 맞이하여 아이들의 취향에 맞는 작품들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중고생 자녀야 알아서들 하겠지만, 초교생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극장에 동반해야 하기에 부모 입장에서 조금은 부담스럽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들이야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영화를 보겠지만, 어른들은 도통 흥미를 느끼기 어려운 내용에 입장권을 지불하고 수면을 취하다 오는 꼴이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줄 애니메이션 한 편이 지난주에 개봉됐다.

'라이온 킹 3D'는 1994년 개봉했던 '라이온 킹'을 9개월의 작업 끝에 입체영화로 다시 만든 작품이다. 디즈니 역시 이를 계산했겠지만, 당시의 관객이었던 부모들이 이제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극장에 들어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원작과 달라진 점은 없지만, 초원이 주는 웅장함과 여러 야생동물의 등장, 뮤지컬 형식이 가미된 아름다운 음악의 사용 등으로 2012년에도 가족이 함께 감상하기에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단순히 입체영화로 재개봉된 작품임에도 상영과 함께 '프렌즈: 몬스터 섬의 비밀 3D'에 이어 개봉 순위 7위에 이름을 올려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평화로운 왕국을 다스리는 사자 무파사에게 아들 심바가 태어난다. 심바는 암사자인 친구 날라와 어울리며 하루빨리 아버지같은 왕이 되고 싶어 한다. 한편, 왕의 동생 스카는 심바 때문에 자신이 왕이 될 수 없게 되자 분노한다. 이윽고 스카는 왕위를 차지하기 위해 하이에나들과 결탁하여 무파사를 죽이고 심바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멀리 내쫓는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심바는 유쾌한 미어캣 티몬과 멧돼지 품바와 함께 생활하며 어른이 된다. '하쿠나 마타타'(걱정하지 말라는 뜻)를 외치며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어느 날, 심바는 옛친구 날라를 만나 왕국이 파괴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저지른 실수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하는 심바. 결국, 아버지의 가르침과 왕의 운명을 깨달은 심바는 스카와 하이에나들을 물리치고 평화를 되찾기 위해 왕국으로 돌아간다.

사자의 성장드라마라는 형식으로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이 작품은 엘튼 존의 목소리로 듣는 '캔 유 필 더 러브 투나잇'만큼이나 우리에게 감동을 선물한다. 아이들에게는 모험과 용기를 어른들에게는 이루지 못한 꿈들과 지나간 기억들에 대한 아쉬움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디즈니의 많은 애니메이션 중 3D로 환생한 첫 작품이 '라이온 킹'인 이유는 스튜디오 최초의 창작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이다. 개봉 당시 전미 흥행 수익 1위에 올랐으며 미국에서만 3억달러의 수익을 올렸고 월드와이드로 8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전 세계 흥행 수익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아카데미 음악상 주제가상, 골든 글로브 뮤지컬 코미디 부문 음악상, 주제가상, 작품상 등을 수상하며 최고의 애니메이션으로 등극했었다.

일각에서는 이 '초원의 왕가' 이야기를 매우 보수적이라 보고 있다. 심바가 '왕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왕위에 오른다는 것이 가부장적이라는 지적이다. 한편에서는 하이에나를 유색인종으로 확대하여 해석하기도 한다. 이런 논란 역시도 첫 개봉 이후 지금까지 누적 흥행 10억달러라는 다양하고 많은 관객층의 보유 덕분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어른 혼자 볼 생각이라면 '더빙판'과 '자막판' 중 후자를 추천한다. 18년 전 성우의 목소리를 그대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삼력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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