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구의 한 중학생이 친구들의 집단 따돌림에 시달리다 자살한 사건으로 학교폭력이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내 한 중학교 3학년생이 같은 반 친구들로부터 8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폭력과 집단 따돌림에 시달렸다는 진정을 제기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5일 지역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3학년 B(15) 군이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반 친구 10여 명으로부터 폭언과 폭행에 시달렸다는 민원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군은 지난해 12월 29일 황금지구대에 친구들로부터 당한 폭행 내용을 적은 메모를 접수했다. B군이 자필로 적은 내용은 A4 용지 1장 분량에 이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B군의 메모에는 '친구들이 분필 지우개를 던졌으며, 10여 명이 단체로 따돌림을 하는 등 폭력에 시달렸다. 절반 가까운 반 친구들로부터 한 번씩 괴롭힘을 당했다. 매일 폭력에 시달렸다'는 내용이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친구들이) 교복에 낙서를 했고, 사물함 문짝으로 머리를 때렸고,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았다'고 적었다.
B군은 학교에 대한 불만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쪽지 상담을 통해 교사에게 알렸지만 교사는 해당 학생을 2대만 때렸다. 학생부까지는 알리지도 않았다'는 내용도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B군은 메모에 자신을 괴롭힌 친구 10여 명의 실명까지 적었다.
경찰은 3일 B군과 부모를 불러 구체적인 폭행 사실을 조사했다. B군 부모는 이날 조사에서 B군이 폭행당한 시기와 가해학생, 폭행 내용 등을 A4 용지 2장에 기록해 다시 경찰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B군이 밝힌 가해학생들을 차례로 불러 사실 확인을 할 방침이다. 경찰은 "아직은 B군의 주장에 불과해 가해학생들을 불러서 조사를 해 봐야 정확한 폭행 사실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 측은 "학교는 B군과 상담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또 B군 주장과 다른 학생들의 주장이 서로 일치하지 않은 것이 많다. 학생들이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응할 방침이어서 경찰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실 여부를 가려내야 한다"고 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