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케냐 지라니 합창단 특별 초청 공연

쓰레기장 뒤지던 아이들, 꿈을 노래하네

12월 28일 삼덕교회(당회장 김태범 목사)에서 케냐에서 온 지라니 합창단의 이색적인 무대가 열렸다. 이날 지라니 합창단은 7일 열리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초청 무대에 앞서 미리 특별 초청 공연을 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흑인영가, 교회성가, 정통 캐럴 등을 비롯해 다양한 합창곡이 연주되었다.

아프리카 케냐의 빈민촌 고로고초(스와힐리어로 '쓰레기장'이라는 뜻)에서 탄생한 '케냐 지라니 합창단'은 임태종 목사가 2006년 만들었다.

2005년 12월 케냐를 처음 방문한 임 목사는 우연히 나이로비 근교 150만이 거주하는 빈민가 고로고초의 쓰레기 더미 속에서 먹을 것을 찾는 아이들을 보고 아이들의 영혼을 음악으로 치유하고 싶은 생각에서 합창단을 만들게 되었다.

노래보다는 빵을 먹기 위해 단원이 되려고 하는 아이들을 불러보아 오디션을 보았다. 짐승들과 뒤섞인 채로 음식쓰레기를 뒤졌던 어린 영혼들에게는 노래가 꿈과 희망이었다.

임 목사는 "한 끼의 밥은 누구나 해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 원조보다는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라고 말하면서 합창단 창단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합창지도를 한 지 6개월 만에 케냐 대통령궁의 초청을 받아 공연을 하게 되었다. 공연을 본 각국의 대사들은 '쓰레기장의 기적'이라며 서로 다투어 이들을 초청했다. UN 본부에서도 초청공연을 한 세계적인 합창단이 되었다.

이날 합창단과 동행한 케냐 교육부 관리인 존(37) 씨는 "지라니는 우리말로 '좋은 이웃'"이라며 "아프리카 특유의 음악은 세대를 초월해 한국 관객들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파일럿이 꿈인 마틴 오티에(11) 단원은 "꿈을 이루기 위하여 노래와 공부를 열심히 할 거예요. 하쿠나 마타타!(걱정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

'나의 살던 고향'을 부를 때는 청중 모두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멈출 수 없는 희망의 노래는 1천여 명의 기립박수와 앙코르 속에 아리랑과 도라지를 부르면서 끝났다.

글'사진 김영창 시민기자 scouterkim@empas.com

멘토:배성훈기자 baedor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