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일의 주전 꿈꾸는 사자] (3)내야수 모상기

호쾌한 장타 리틀 양준혁

지난해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의 부진으로 기회를 잡은 모상기.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쏘아 올리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난해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의 부진으로 기회를 잡은 모상기.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쏘아 올리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모상기(25)에게 지난해는 특별한 해였다. 그의 말대로 '짧고, 굵게' 보낸 한 해였다. 지난 시즌 1군 출전 경기 수는 32경기에 불과했지만, 웬만한 야구팬들에게 그의 이름을 기억하도록 각인시켰다.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프로데뷔 6년 만에 터뜨린 첫 안타를 홈런으로 연결했고, 그가 펼친 양준혁 패러디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러나 그의 활약은 반짝하는 데 그쳤고, 그 점이 모상기는 두고두고 아쉽다.

"모든 걸 보여주기엔 시간이 짧았고 서툴렀습니다. 올해 기회가 다시 오면 굵고 길게 보내고 싶습니다."

2006년 삼성에 입단한 모상기의 주무대는 2군이었다. 2008년 1군에 올라왔지만 2경기서 5타수 무안타, 삼진 4개를 당하며 다시는 1군 무대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군대를 다녀온 그에게 1군의 부름은 행운이었다.

삼성이 심혈을 기울여 영입한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의 부진이 모상기에겐 기회가 됐다. 가코와 맞바꾼 1군 무대는 가슴이 벅찼다. 2군에서 타율 0.328, 15홈런, 55타점으로 홈런과 타점에서 전체 1위를 달리며 화력을 뽐냈던 모상기는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쏘아 올리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이후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았지만 쳤다 하면 2루타 이상 장타였다. 11경기를 치렀을 당시 타율은 0.231였지만 안타 6개가 홈런 3개, 2루타 3개였다. 엄청난 파워를 지닌 오른손 거포의 등장에 프로야구계가 주목했다.

그러나 1군 무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무명의 선수에게 혼쭐났던 투수들은 그의 약점을 파고들었고, 모상기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시즌이 끝났을 때 타율은 고작 0.189에 불과했다.

"욕심인지 모르겠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모상기는 1군에 있을 때 오른쪽 어깨가 좋지 못했다. 그러나 어렵게 잡은 기회를 날리고 싶지 않았다. 부상은 초반의 힘찬 스윙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더는 보여줄 게 없도록 만들었다.

팀이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동안, 모상기는 경산에서 훈련하다 발목을 접질려 인대가 2군데 끊어졌다. 이후 치료와 재활에 매진한 그는 다시 방망이를 쥐었다.

"짧았지만 1군 경험은 많은 것을 가르쳐줬습니다."

투수와의 수 싸움에서 밀렸다는 그는 요즘 틈만 나면 투수들의 투구패턴을 분석하고 있다. "눈을 감고 투수의 입장이 돼 타석에 서 있는 저를 향해 어떤 공을 던질지 생각해봅니다."

채태인, 조영훈에다 이승엽의 가세로 1루 포지션 경쟁은 더욱 힘들어졌다. 하지만 도전하는 입장의 모상기는 "주눅이 들기보다는 기회가 올 때까지 묵묵히 기량을 쌓아 또다시 1군 무대에 오를 땐 호쾌한 야구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 프로필

이름:모상기

생년월일:1987년 1월 3일

포지션:내야수(우투우타)

키·몸무게:193㎝/100㎏

출신교:신일고

프로입단:2006년 삼성 2차 6라운드(47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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