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누가 달리나] ②대구 서구, 북갑, 북을

낙후된 서구 발전 내세울 '토종 TK' 앞다퉈 출사표

◆대구 서구

주자가 10명 안팎에 이른다.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를 네 번이나 선택할 정도로 한나라당 정서가 강했지만, 18대 총선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낙후된 지역경제 탓에 한나라당 정서가 엷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친박연대 홍사덕 의원(현 한나라당)이 당선됐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나선 서중현 후보를 선택했다. 본사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도가 47%에 불과했다.

이 같은 서구의 정치적 특수성 때문에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인사들이 많다. 홍사덕 의원이 수성을 다짐하고 있고 곽창규 금융보안연구원장, 백승정 전 대구지역균형발전연구원장, 김상훈 전 대구시 경제통상국장, 김욱주 욱일섬유 대표, 박성철 행복세상만들기운동본부 상임대표가 한나라당 공천을 노리며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미래연합의 박재술 전 서구의회 의원도 가세했고 서중현 전 서구청장도 일찌감치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이 밖에도 한나라당 원내 대변인인 이두아 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홍사덕 의원은 4일 서구 당직자들에게 '재출마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발전 마무리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대한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다. 홍 의원은 서구지역 교육 환경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여론은 그리 달갑지 않다. 본사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현역의원의 교체지수가 67.1%로 높았고 홍 의원이 재출마 시 지지 응답 역시 21.2%에 불과할 정도였다.

곽창규 금융보안연구원장은 7일 출판기념회를 갖고 선거운동을 본격화한다. 지금까지 매주 해오던 각종 모임'행사 참석 등의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15년 가까이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등을 지내며 쌓은 정치권 인맥과 경제 관련 활동 경력이 강점이다.

대구시의 경제통으로 알려진 김상훈 전 경제통상국장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대구에서 초'중'고는 물론 대학까지 졸업하고 12년 동안 대구에서 공직생활을 한 '토종TK'다. 지역에 연고가 없는 후보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선거구호도 '서울TK 떠나세요'로 정했다.

백승정 전 대구지역균형발전연구원장은 친형인 백승홍 전 의원의 후광을 업고 '제2의 백승홍'을 노리고 있다. 중고생 참고서 전문회사인 하이레벨의 오너로 '성공한 CEO'임을 홍보하고 있다. 국회 보좌관으로 8년 동안 백 전 의원의 의정 활동을 뒷받침한 경력도 큰 자산이다.

총선 출마를 위해 구청장직을 1년 반 만에 중도 사퇴한 무소속의 서중현 전 서구청장은 서구에서 '토종 TK'중 맏형이다. 20여 년 넘게 지역에서 정치생활을 하면서 다져온 경력이 가장 큰 기반이다. 무소속 구청장으로 당선될 정도로 충성도 높은 지지표를 갖고 있다.

김욱주 욱일섬유 대표도 지역 토박이론을 내세우고 있다. 30여 년 지역에서 기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영남공고'계명대를 졸업하고 한나라당 대구 서구 수석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오랜 정당 생활로 대구 정치권은 물론 서울까지 단단한 인맥을 갖고 있다.

박성철 행복세상만들기운동본부 상임대표와 박재술 전 서구의회 의원도 서구를 변화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전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위원장을 지낸 박 상임대표는 공직생활과 오랜 지역봉사 활동을 기반으로 출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미래연합 소속의 박재술 전 서구의회 의원 역시 서구를 잘 아는 '토종 TK'로 분류되고 있다.

◆북구 갑

이명규 의원의 3선 도전 길이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본사 여론조사에서도 현역의원에 대한 교체지수나 재출마 시 지지하겠다는 응답 등 이 의원에 대한 평가가 후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양명모 전 대구시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윤순갑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박영민 대구대 겸임교수도 도전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상학 한나라당 경북도당 사무처장 출마설도 있다. 야권에선 이명숙 자유선진당 대구시당 위원장과 미래희망연대의 구본항 전 대구시의원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명규 의원은 북구에서 구청장 3번, 국회의원 재선 등을 거쳤다. 20여 년 가까이 선출직 공직에 있은 셈이다. 북구의 터줏대감이다. 자연히 피로감에 따른 교체 여론에 시달린다. 본인은 집권 여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대구와 경북지역 예산 확보에 기여하고 지역구에 미래 먹거리로 로봇산업을 유치하는 등 지역구 활동에 소홀한 것도 아니라며 3선 도전에 대한 의지를 가다듬고 있다.

양명모 전 시의원의 도전은 눈에 띈다. 지역인재론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양 전 시의원은 지역현안 추진과정에서 보여온 대구지역 현역의원들의 외면에 따른 절박감이 출마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이라고 했다. '중앙무대에 올라가더라도 대구에서 파견된 것으로 생각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상학 한나라당 경북도당 사무처장도 출마예상자 명단에서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영천 출신인 이 처장은 현직 당직자라는 신분 탓에 선거운동에 나서지는 않고 있지만 출마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마당발에다 대구와 경북을 아우르는 인맥과 26년간의 정당생활 경력이 강점이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 후보로 나와 34.24%를 획득, 당선 문턱에까지 갔던 박영민 대구대 겸임교수도 친박 바람이 다시 불기를 기대하고 있다. 영원한 '친박후보'임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 입당을 결심했다.

윤순갑 경북대 교수도 다크호스다. 정치외교학과 교수이면서도 현실 정치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교수는 지방분권론자로 지역의 목소리와 이익을 중앙에 대변할 수 있는 논리와 열정을 갖췄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미래희망연대의 구본항 전 대구시의원 역시 북구의회 의원과 대구시의원을 거치며 닦은 지방의정 경험을 국회에서 살리겠다는 각오다. 박승국 전 의원 아래서 쌓은 지역구 활동 경험도 큰 자산이다. 이명숙 자유선진당 대구시당 위원장 역시 지역발전을 내세우고 있다.

◆북구 을

5일 현재 무려 9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대구 전체 선거구 12개 가운데 예비후보가 가장 많다. 추가 출마 예상자들까지 포함하면 1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공천경쟁은 물론 야권 단일후보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난립은 2008년 총선에서 86%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자랑했던 서상기 의원에 대한 지지가 몇 년 사이에 낮아진 것도 중요한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실시된 본사 여론조사에서도 서 의원의 활동에 대해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았다. 새인물에 대한 교체 희망도 역시 높았다.

김충환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 조영삼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전문위원, 홍동현 전 한나라당 대구시당 사무처장, 홍진표 에듀타임즈 발행인 등이 한나라당 소속 예비후보다. 조무호 전 북부경찰서장은 무소속이다. 여기에다 이헌태 전 혁신과통합 대구공동대표, 김중걸 민주통합당 대구시당 부위원장, 조명래 전 진보신당 대구시당 위원장, 남명선 대구여성광장 대표(통합진보당) 등 야권 후보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비례대표에 이어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이곳에서 당선된 서상기 의원은 최근 최대 현안인 국우터널 무료화를 관철시킨 점을 내세운다. 지난 4년 가까이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했고 북구 발전을 본 궤도에 올리기 위해 '다시 한 번'을 호소하고 있다. 한나라당 내 교육과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라는 점도 강조한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과학기술 분야 자문역을 자임한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북구청장 선거에 나서려다 서 의원의 반대로 좌절했던 김충환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 전 부의장은 최근 한나라당 중앙당 부대변인직을 마치고 텃밭을 다지고 있다. 구의원과 시의원을 지냈고 지역 현안을 꿰고 가장 많이 움직인다는 전형적인 토착TK다.

조영삼 한나라당 정책전문위원이 손꼽힌다. 칠곡 동명이 고향인 조 전문위원은 1년 전부터 북구을에서 표밭을 다지고 있다. 43세의 젊은 나이인데다 칠곡에서 나고 지금도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지역 밀착형 인물인 점이 강점이다. 한나라당 경북도당 사무처장 경력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홍진표 에듀타임즈 발행인도 지역의 젊은 세대의 대변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 정무비서관을 지냈으며 초대 민선 군위군수인 홍순홍 씨의 아들이다. 계성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정치권에만 머물지 않고 교육사업에 도전, 성공한 경력도 자랑거리다.

홍동현 전 한국장학재단 감사도 도전자 대열에 뛰어들 전망이다. 민정당 공채 5기로 정당생활을 시작해 잔뼈가 굵은 정당인이다. 한나라당 대구'경북 사무처장을 지냈으며 한나라당 내에 계파를 가리지 않고 탄탄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현 정부 들어 한국장학재단 감사를 지냈다. 대구고와 한국외대를 나왔다.

조무호 전 북부경찰서장은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했다가 다시 간부후보생을 거쳐 경찰서장만 6군데를 거쳤다. 대구 북부서장 외에도 대구의 중부'남부'달서경찰서장, 경북의 영양'청도경찰서장을 지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당시 중부서장 재임 시 깔끔한 일처리로 호평을 받았다.

매일신문 정치부 기자 출신인 이헌태 전 혁신과통합 대구공동대표는 민주통합당의 공천을 향해 뛰고 있다. 한나라당 독점 구조를 깨고 여야가 서로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구에서 출생해 성광고,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산하 우즈베키스탄 아리랑요양원 원장이라는 이색 이력도 갖고 있다.

김중걸 민주통합당 대구시당 부위원장도 민주통합당 공천에 도전하고 있다. 25년 동안 대구에서 야당에 몸담아 왔던 점이 자산이다. 대구새로운청년회 창립 발기인과 달구벌시민모임 공동의장을 역임했다.

진보신당 대구시당 위원장을 지낸 통합진보당 소속의 조명래 위원장도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표밭갈이에 나섰다. 2010년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해 10%가 넘는 득표율을 보여 주위를 놀라게 했다.

같은 통합진보당 소속 남명선 대구여성광장 대표도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향해 뛰고 있다. 공인노무사로 대구여성단체에서 10여 년간 활동해 온 우먼파워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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