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레에게 일어난 일/티너 모르티어르 글/카쳐 퍼메이르 그림/신석순 옮김/보림/32쪽/1만2천원
마레는 벚나무 아래 놓인 등나무 의자에서 태어났다. 참을성이 없는 마레는 엄마가 병원으로 옮겨갈 여유를 주지 않고 바로 세상 밖으로 나와 버렸기 때문이다. 무럭무럭 자라 여섯 살이 된 마레는 여전히 참을성이 없고 급하다. 아마도 그건 할머니를 닮아 그럴 것이다. 참을성 없고 과자를 좋아하고 정원 여기저기를 뛰어다니기 좋아하는 할머니와 마레는 제일 친한 친구이다. 어느 날 할머니가 쓰러지고 오랜 시간 바퀴달린 침대에서 잠만 잔다. 한참을 자다 깨어난 할머니는 더 이상 같이 놀 수도 뛰어 다닐 수도 없다. 할머니가 말을 못하게 된 후 아무도 할머니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지만 마레는 할머니의 눈을 보고 할머니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낸다.
책은 할머니에게 찾아온 치매로 인해 가족 간의 사랑과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마레의 눈에 보이는 할머니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며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는 그림책이다.
▨아빠도 우리도/천 츠위엔 글 그림/이도영 옮김/미래아이/44쪽/9천원
따뜻한 그림과 잔잔한 이야기로 사랑받고 있는 대만의 대표 작가, 천 츠위엔의 가족이야기다. 일을 위해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아빠의 모습을 통해 가족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어느 날, 아빠가 회사 일로 먼 곳으로 출장을 간다. 그것도 여섯 달 동안이나. 우리 가족은 아직까지 한 번도 이렇게 떨어져 본 적이 없다. 어떻게 하면 아빠가 없는 동안을 견딜 수 있을까? 또, 우리가 없는 아빠는 혼자서 얼마나 외로울까? 떠나는 날 아침, 아빠는 평소보다 좀 더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한다. 형에게는 아빠와 함께 찍은 사진을, 누나에게는 아빠가 쓴 편지를, 그리고 나에게는 아빠의 모자를 남겨 두고 떠난다.
천 츠위엔이 그리는 아빠는 많이 힘들지만 늘 가족을 위해 일하고 가족으로 인해 행복을 얻는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늘 마음으로 연결된 사이가 바로 가족이다.
▨마우스랜드/토미 더글러스 연설/한주리 그림/책보세/40쪽/6천원
어른들을 위한 정치풍자동화다. 캐나다 정치인 토미 더글러스가 1962년 의회에서 연설한 '마우스랜드'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엮었다. 그는 국가권력이 노동자의 정당한 목소리를 탄압한 것에 항거하고, 또 질병으로부터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노력한 북미 지역 최초의 민주사회주의 정부(캐나다 서스캐처원 주 지방정부) 수상이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를 해도 변하지 않는 국민의 고단한 삶을 풍자한 우화로 비록 짧은 내용이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우리가 처한 정치 행태의 근본적 물음과 함께 시스템에 대한 의미를 함축적으로 알려준다. 아이와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 더없이 좋은 정치 교재가 될 것이다.
'마우스랜드'는 생쥐들이 모여 사는 나라인데, 그들도 우리가 사는 사회처럼 5년마다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뽑는다. 그런데 그들이 뽑은 지도자는 생쥐가 아니라 매번 고양이였다. 삶이 피폐해져도 여전히 생쥐들은 색깔만 다른 고양이를 뽑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마리의 생쥐가 홀연히 나타나 외쳤다. 이제부터는 생쥐 가운데서 지도자를 뽑아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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