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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파트 분양 "작게 더 작게"

올해 아파트 분양 "작게 더 작게"

주택경기 침체 탓에 대형 아파트가 '애물단지'로 전락하면서 올해들어서는 건설회사들이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지어 분양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연합뉴스가 10대 건설사의 올해 아파트 분양계획을 취재한 결과 면적형이 잠정 확정된 5만3천340가구 중 74%에 해당하는 3만9천651가구가 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면적별 잠정 공급계획을 공개한 회사는 시공능력평가순위 10위권 업체 중 현대건설[000720], 삼성물산[000830], GS건설, 포스코건설, 대림산업[000210], 대우건설[047040], 현대산업개발 등 7곳이다. 이 중 포스코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은 상반기 분양 예정 아파트의 중소형 비율만 제공했다.

회사별로 중소형 분양 비율을 보면 GS건설이 88%로 가장 높고 포스코건설 86%, 현대건설 83%, 현대산업개발 81%이 80%대의 높은 비중을 보였다.

GS건설은 올해 전체 공급예정 물량 8천25가구 중 7천49가구를, 현대건설은 7천900가구 중 6천544가구를 각각 중소형으로 잠정 배정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아파트를 공급한 대우건설은 올해도 10대 건설사 중 최다인 1만7천529가구를 분양키로 하고 이중 71%인 1만2천522가구를 중소형으로 할애한다.

워낙 중소형 선호현상이 강하다 보니 모든 가구를 전용면적 85㎡ 이하로 공급하는 단지도 많다.

현대산업개발은 상반기 경기 안산시 신길동과 고양시 삼송지구 20블록에서 각각 441가구와 1천66가구를 모두 중소형으로 분양하고, 포스코건설은 대구 이시아폴리스 4차(770가구)와 동탄 2기신도시 A15블록(1천439가구)을 100% 중소형으로 공급한다.

삼성물산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 재건축 사업에서 122가구의 일반분양 물량을 강남권에서는 드물게 중소형에 해당하는 59㎡와 84㎡로만 분양할 계획이다.

다만 대림산업과 삼성물산의 경우에는 몇몇 중대형 택지개발사업의 영향으로 다른 회사에 비해 중소형 아파트 분양 비율이 낮은 편이다.

대림산업은 4천311가구 가운데 2천18가구(47%)를 중소형으로, 삼성물산은 6천319가구 중 3천762가구(60%)를 중소형으로 각각 공급키로 했다.

대림산업의 경우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과 경북 포항시 양덕동 등 지방 대규모 사업장 2곳의 중소형 비율이 각각 28%와 2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물산은 서울 강남 세곡지구에서 분양하는 민간 보금자리주택 1천20가구가 92㎡와 101㎡로 이뤄져 전체 중소형 비중을 끌어내렸다. 해당 택지에는 85㎡가 넘는 중대형 아파트만 지어야 한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어쩔 수 없이 대형 아파트를 지어야 하는 택지만 빼고 중소형 공급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그만큼 시장에서의 반응이 '극과 극'이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85㎡ 초과 미분양 주택은 4만178가구로, 85㎡ 이하 미분양 주택 2만6천862가구의 1.5배에 이른다.

지난달 청약 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서울 왕십리뉴타운 2구역과 답십리뉴타운도 소형 평형이 순위 내 마감된 것과는 달리 85㎡ 초과 아파트는 대규모 미달사태를 면치 못해 '중대형은 안 된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줬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요즘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돼 중대형 아파트 분양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원래 설계를 변경해 중소형 비중을 늘려 분양하려는 단지들도 많다"고 말했다.

10대 건설사 외에도 쌍용건설[012650]이 올해 분양물량의 95%를 중소형으로 공급한다고 선언해 분양시장의 중소형 열풍이 당분간 거셀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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