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産 뮤지컬 '투란도트' 중국 데뷔 '커튼 콜'

중국동관뮤지컬페스티벌 초청 공연

뮤지컬 투란도트의 배우들이 공연을 마친 후 커튼콜에 답하고 있다.
뮤지컬 투란도트의 배우들이 공연을 마친 후 커튼콜에 답하고 있다.

◆중국 정식 공연 앞두고 성공 예감!

대구뮤지컬페스티벌은 지난해 중국 뮤지컬 전문 제작사인 동방숭레이 그룹과 뮤지컬 '투란도트'에 대해 공연권 판매 계약을 체결해 올해 중국 베이징에 건립되는 뮤지컬 전용관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중국에서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졌던 이번 초청 공연이 성황리에 끝나면서 한국 뮤지컬의 우수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뮤지컬 투란도트는 대구뮤지컬페스티벌이 야심 차게 제작한 작품으로 서울시뮤지컬단장을 역임한 유희성 씨가 연출을 맡고 MBC 인기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소영 감독이 음악을 담당했다.

오페라 '투란도트'에 근간을 두고 있지만 음악과 배경 등을 새롭게 해석한 이 작품은 어머니의 잔인한 죽음으로 인한 증오와 복수로 말미암아 차가운 두 개의 심장을 가지게 된 얼음공주 '투란도트'와 투란도트의 사랑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건 도전을 시도하는 왕자 '칼라프', 그리고 희생과 봉사의 시녀 '류'가 보이지 않는 물의 왕국 '오카케오마레'에서 펼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번 초청공연에서는 지난해 제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공연에서 다소 변화를 줬다. 유희성 총감독은 "예전에는 볼거리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이번에는 내용적인 면을 좀 더 보완했고 춤 넘버 등 중복되는 부분도 과감히 뺐다. 내용이나 줄거리를 좀 더 압축하고 영상 쪽을 대폭 보강했다"고 말했다.

◆관객들 호평 이어져

공연 시작 전 조명 등 세트가 늦게 도착하면서 정식 리허설도 못한데다 중국에서의 첫 공연이라 공연팀에는 긴장감이 팽배했다. 심지어 공연팀 일부에서는 "공연을 제대로 못 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는 기우(杞憂)였다. 이틀 동안 두 차례 공연을 마친 후 중국 관객들은 호평을 했다.

커튼콜 때 박수갈채와 함께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순천향대 원종원 교수(뮤지컬 평론가)는 "일반적으로 중국은 아직 뮤지컬 관람문화가 우리보다 뒤떨어져 공연 중에 객석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리고 휴대폰 벨소리도 울리는 등 시끄러운 편이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관객들이 어느 때보다 조용한 가운데 공연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중국 관객들의 관람 후기도 좋았다. 뮤지컬을 종종 본다는 왕밍(42) 씨는 "웅장한 느낌이 압권이었으며 중국적인 투란도트의 전통적 이야기를 한국적으로 잘 표현했다"며 "투란도트의 음악 스타일이 중국의 스타일과 맞는 부분이 많아 친근감도 들었다"고 했다.

동관시 문화국 호하이량 과장 또한 "공연 음악이 미국이나 유럽의 유명뮤지컬의 음악 수준에 전혀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 훌륭했고 한국 배우들의 역량 또한 중국 배우들보다 훨씬 뛰어났다"고 말했다.

공연을 관람한 중국 심사위원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가나희극공작실 왕짜나아 국가일급연출은 "공연이 전반적으로 관객들을 빨아들여 작품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무대 세트는 간단한 디자인이면서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고 조명도 강렬한 색채를 선보이면서 '물의 나라'라는 신비로움을 잘 표현했다"고 평했다. 심사위원들의 호평은 페스티벌 대상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유 총감독도 공연이 끝난 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유 감독은 "준비 과정에서 원활하지 못해 너무 힘들었는데 중국 관객들의 호응이 좋으니까 보람을 느낀다"며 "콘텐츠 자체가 중국인들과 잘 맞다 보니 익숙해하고 흥미로워하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중국 동관시에서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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