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폭력 가해자 개선 '공립 대안학교' 검토

대구교육청도 설립 건의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을 계기로 학교폭력 가해자 학생들을 개선시키기 위한 '공립 대안학교' 설립이 교육계의 핵심 대안정책으로 논의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오는 3월 학교폭력과 부적응 중'고교생을 위한 '인천해밀학교'를 개교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학년당 1학급씩 6개 학급으로 정원은 모두 90명 규모. 전남도교육청도 3월 공립 대안교육 특성화고교 '한울고교'를 열 예정이며, 강원도교육청은 2014년 3월 개교를 목표로 90명 정원의 대안고교 설립을 추진 중이다.

대구시교육청도 공립 대안학교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말 시교육청에서 열린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를 통해 학업을 중단한 학생 등을 위한 방송통신중학교의 설립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교육과학기술부 측에 밝혔다. 또 학교폭력 가해학생들을 위한 공립 대안학교 설립도 논의 중에 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대구에서 학교폭력 등 비행을 저지른 학생들을 일정 기간 위탁교육하는 곳은 대구가톨릭대 부속 안심종합사회복지관, 대구시청소년종합지원센터 통합지원팀 등 7곳인데 학교폭력 가해학생을 주로 맡아 상담과 교육까지 하는 곳은 미인가시설인 가온학교가 사실상 유일하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폐교 부지를 활용하거나, 학교폭력 가해학생을 위한 특별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대안학교 설립을 검토 중이다"며 "다만 대안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자칫 문제학생으로 낙인찍힐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립 대안학교 설립에 대한 교육 현장의 목소리는 다양하다.

대구시교원단체총연합회 서상희 사무총장은 "학교폭력 가해학생들을 강제전학시킬 수 있게 되더라도 이들을 받는 학교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별도의 대안학교가 필요하다"며 "일정 기간 위탁 교육한 뒤 원래 학교로 돌려보내는 곳, 졸업까지 책임지는 곳 등 두 종류로 나누어 설립해야 한다"고 했다.

최해룡 대구청소년대안교육원장도 "큰 규모보다 30명 내외를 책임질 수 있는 대안학교가 여러 곳에 만들어져야 학생 개개인을 챙기는 데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대안학교인 영천산자연학교의 정홍규 신부는 "중학 과정까지만이라도 학력보다 협력과 공존을 가르치는 방향으로 학교 교육의 기본 가치가 바뀌어야 학교폭력의 문제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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