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런웨이는 뜨거운 스포트라이트와 여기저기서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늘씬한 모델들과 다음 시즌 트렌드를 예고하는 멋진 의상이 눈부시게 빛나는 매력적인 무대이다. 여기서 화려한 무대 뒤의 땀과 눈물, 고뇌와 좌절의 순간들을 떠올리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패션업계 사람들은 20분도 채 안 되는 이 짧은 쇼를 런웨이에 올리기 위해 6개월 동안 고된 노동과 창작의 긴 시간들을 거친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세계 패션계에서 살아 남기란 생각보다 훨씬 어렵고 고된 일이지만, 힘든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는 사명감 같은 게 있는 거 같다. 사실 패션사업은 얼마나 차별화된 전략으로 디자인하며 브랜드를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요즘 한국영화나 드라마, K팝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한류열풍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분야가 바로 패션이 아닐까 싶다. 패션은 일상에서 뗄 수 없는 대중적인 것 또는 개인의 취향 문화이며, 시대의 사회문화적인 면에서도 대표되는 문화이다.
또한 패션은 실용성을 넘어 새로운 자기표현의 방법으로 특별한 무언가를 찾고 있는 소비자들을 만족시켜줄 특별한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 대중문화의 일환으로서 패션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소셜 네트워킹을 통한 글로벌 마케팅 환경의 변화는 대중에게 접근할 수 있는 더욱 많은 기회와 성공을 위한 새로운 방식들을 제공해 주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브랜드들이 몸집을 더욱 키우고 있으며 연예계 셀러브리티들마저도 자신의 이름을 걸고 패션시장에 진입하고 있을 뿐 아니라, 패션시장에서의 우위를 점령하기 위해 저가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이 또한 브랜딩을 위해 노력하는 디자이너들에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상품이나 일, 예술작품 모두 그 뒤에는 수많은 요소와 사람이 서로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다. 예술작품은 한 사람이 혼자서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인데 그것은 착각이다. 패션에 있어서도 디자인, 패턴, 봉제, 마케팅 4개의 기둥이 균형을 이루어야지만 비로소 완성되어진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야 비로소 눈부신 결과를 낼 수 있는 팀 플레이는 필수적이다. 그렇다. 모든 일은 공동 작업이다. 독일의 문호 괴테의 말처럼 모든 요소가 하나의 전체를 이루고 있고, 하나하나가 밀접하게 살아서 움직인다. 우리는 이 사실을 쉽게 잊어버린 채 모든 업적이 자신의 공인 양 여기며 자만심에 빠지기도 한다.
해외 패션전시회에는 수많은 바이어들과 디자이너를 한곳에 모음으로써 적극적인 비즈니스가 가능한 환경을 연출한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수많은 박람회가 전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을 집결시키고 있다. 해외 전시회는 쇼룸을 갖고 있지 않은 디자이너에겐 유통업체를 직접 만나 접촉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된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구체적인 성장 목표점을 세우고 시간계획에 근거한 전략적인 선택사항들을 하나씩 검토하면서 세계시장에 자신을 열어 두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국내외시장에서 새로운 성장기회를 모색하는 일, 변화에 직면해서도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이야말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비결이다. 다가오는 미래의 물결을 먼저 파악하지 않고서는 앞서 나갈 수 없다. 미래 트렌드를 미리 분석하고 대응하는 것은 어떠한 변화의 물결에도 선점하는 하나의 과정일 것이다.
현재의 디자이너에게 비즈니스적 측면과 창의적인 측면의 균형을 잡는 일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이다.
필자는 동서양의 스타일이 잘 접목된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정교하면서도 우수한 품질과 세련된 컬러감각, 지나치지 않고 절제된 디테일을 자랑하는 한국디자이너들의 패션이 전 세계인들로부터 찬사와 폭발적인 사랑을 받을 날도 머지않았다고 확신한다. 패션 디자이너들의 혁신적인 사고와 혼을 불태우는 자기헌신은 분명 이시대의 성장 동력임에 틀림없다.
김건이/패션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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