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섬이 세계적인 페스티벌의 현장으로 바뀌게 된 데에는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이 계기가 됐다.
"2003년에 특강을 한 적이 있어요. 그것도 누구 대신 나갔지요. 그 특강을 가평군청 문화관광과 직원이 들은 겁니다. 원래 제 꿈이 음악축제를 만들어서 70세가 될 때까지 열심히 일궈보는거였거든요."
인재진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총감독은 며칠 후 강연을 들은 그 직원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그렇다면 그 꿈을 가평군에서 이루면 어떻겠냐는 거였다.
그 직원은 인 감독에게 가평의 이곳저곳을 보여주었다. 얼떨결에 허허벌판인 자라섬을 보고 '여기 좋네요'했던 것이 축제 기획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처음엔 딱히 할 말이 없어 좋다고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영 말이 안되는 소리는 아니었어요. 핀란드 포리에 1968년 시작된 재즈페스티벌이 있어요. 메인 스테이지가 섬에 있는데, 배 타고 건너가지만 유럽의 가장 큰 페스티벌의 하나지요. 축제 때면 20만 명이 찾는 페스티벌인 만큼 자라섬도 굳이 안될 건 없다는 생각이었죠."
이렇듯 한 공무원의 끈질긴 구애와 여러 번의 우연이 겹쳐 결국 필연이 된 것이다.
인 감독은 5년 전 아예 가평군으로 이사왔다. 가평군에는 '축제계'가 있을 만큼 성공하는 축제로 키워가고자 하는 열정이 뜨겁다.
"성공하는 축제의 다섯 가지 요건은, 콘텐츠가 명확해야 하고 먹을거리, 편의시설이 좋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또 연속성과 조직의 항구성이 보장돼야 하죠. 요즘 전국의 페스티벌이 가장 어려운 점이 조직의 항구성이에요. 정부 예산과 공공자금으로 운영되다 보니 조직의 항구성이 없지요. 축적되는 게 없다는 말입니다."
인 감독은 페스티벌은 아이와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잘 돌보고 투자하는 바에 따라 그 성공 여부도 달라진다는 것.
"재즈페스티벌로 전국에 이름을 알리고 자신감을 얻은 만큼 가평군은 이제 다른 이름의 축제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아이처럼 많은 관심을 쏟을 때 성공적인 결과로 돌아오지요."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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