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상자 아트스타 김승현의 작품이 29일까지 봉산문화회관 아트스페이스에서 전시된다.
쇼 케이스 안에 어떤 상태의 아파트 건축물이 연출돼 있다. 짓다가 만 것 같은 아파트 건설현장이 떠오르는 이 조형물은 회색 천과 노란색 파이프 구조물, 열기구 풍선으로 구성돼 있다. 아파트 상부는 힘없이 바닥으로 쓰러져 있고, 쓰러진 건축물 끝부분을 열기구 풍선이 들어올리고 있다. 열기구는 바람이 빠져 구겨지고 허술하기만 하다. 건축물 끝부분을 들어올리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불편한 상태의 풍경화다. 제목은 'House is not a home'.
한국화가인 김승현은 이 설치작품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물리적인 집만 있을 뿐 정서적인 집은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아파트가 세워지고 있는 건물은 한참 올라가다가 꺾이고 말죠. 부제 'empty'가 말해주듯 결국 껍데기뿐인 집을 보여주는 겁니다. 정신적인 집은 비어있고 물질적인 집만 남아있는 현실을 말하고 싶었어요."
작가는 텅 빈 집의 무게감을 열기구를 통해 보여준다. 낡고 힘 없는 열기구로도 들어 올려질 만큼 우리에게 '집'이 주는 정서적 무게감은 가벼운 것이다. 열기구 속에 새겨진 브랜드 'Oral-b'는 작가가 던지는 성적인 농담이다. 끝없이 높아지는 마천루, 그리고 또다른 의미의 남성성의 추구가 결국 허무하다는 작가의 결론이다.
정종구 봉산문화회관 기획자는 "'빈, 공허한'의 위기감을 'house'와 'home'의 차이로 우리 시대를 담은 풍경화"라면서 "작가 자신이 세계와의 관계에서 직감한 정서적 위기감에 관한 조형적 서술이자 미감이며, 개발주의와 남성성 혹은 욕망과 권위에 대한 예술적 은유 장치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053)661-3081.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