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의경 구타 근절 대책 학교 폭력에 적용 가능"

수성署 장인수 경위 제안

최근 끊이지 않는 학교폭력이 사회문제화되면서 전'의경 구타와 가혹행위를 크게 줄인 '전'의경 생활문화개선 시스템'을 학교 폭력에도 도입하자는 대구 경찰관의 제안이 제기됐다.

대구 수성경찰서 방범순찰대 장인수(경위'사진) 행정계장은 "동일한 공간에서 장시간 단체 생활을 하는 학교와 전'의경의 생활문화가 비슷하고 교사와 학생, 경찰관과 전'의경 간의 생활지도 체계가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2월 고질적인 전'의경 간의 구타'가혹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전'의경 생활문화개선 패러다임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난해 1월 강원경찰청 307전경대 소속 전경 6명이 가혹한 구타'가혹행위에 반발해 집단 탈영하는 사태가 벌어진 게 계기였다.

장 계장은 "당시 전'의경 구타'가혹행위가 전국적인 이슈가 되면서 경찰은 강력한 근절 대책을 내놨고, 1년 만에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경찰청이 마련한 대책은 먼저 구타'가혹행위를 적발한 책임자가 가해자에 대해 형사입건이나 징계'전보 등 적정 조치를 다했을 경우 책임을 묻지 않도록 했다. 또 복무점검단을 구성해 전국의 전'의경 부대를 순회 점검하고, 대원들의 피해신고를 받은 경우 즉시 피해자를 분리해 원하는 근무지로 발령냈다. 특히 가해자에 대해서는 타지역 경찰청으로 전보시키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장 계장은 "직원들이 구타'가혹행위를 알고도 제대로 조치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 강력한 징계를 내린다"며 "인권침해'개인사역행위'욕설행위'대원 간 건전치 못한 각종 문화 등 '부대 악습 유형 62개 항목'을 정해 매주 직원과 대원들을 상대로 자가진단을 하고 악습이 발견되면 당사자에 대한 징계조치 후 근절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부대시설 개선과 멘토 제도 활성화, 실질적인 신상면담과 선임대원들이 중심이 된 자율적인 자정동아리 활동도 펼치고 있다"고 했다.

그 결과 구타'가혹행위 발생건수가 지난해 1월 76건에서 12월에는 2건으로 97.4% 줄었다. 생활 문화개선이 이뤄지면서 전'의경 지원자도 지난해 1월 1천202명에서, 같은 해 12월에는 2천828명으로 1.3배 늘었다.

장인수 행정계장은 "학교폭력과 전'의경 구타 문화는 폭력에 대한 죄의식이 부족하고, 폭력을 덮으려는 온정주의적 사고와 발생 원인이 비슷하고 사건이 터진 뒤에야 일회성 대책이 줄을 잇는다는 점이 빼닮았다"며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경찰이 도입한 시스템을 적용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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