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권 뭘로 보나…돈봉투, 자존심 상해 살 수 없다"

이강철 전 시민사회수석 진상규명 요구

4월 총선에서 대구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의원을 민주통합당 지도부에 진입시키는 '작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민주통합당 당권경쟁 과정에서 불거진 돈봉투 제공 의혹에 대한 명확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불모지에서 척박한 땅을 일궈 온 '영남 민주당원'들의 명예회복 차원에서라도 영남권이 살포지역으로 지목되고 있는 돈봉투 제공 의혹을 그냥 보아 넘길 수 없다는 의지다.

이 전 수석은 11일 발표한 '대구경북의 한을 풀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하루빨리 진상을 철저히 밝혀 돈 준 후보와 돈 받은 자 모두 흑백을 반드시 가려 달라"며 "이대로는 영남의 민주당원들이 자존심이 상해 살 수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그는 대구경북이 돈봉투 제공 의혹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표시했다. "돈 봉투를 돌렸다고 합니다. 부산에서 또는 대구에서 후보들이 돈을 돌렸다고 합니다. 취약지라서 돌렸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궁기가 끼어서 줬다고 합니다. 영남을 무슨 돈에 환장한 거지 취급을 했습니다."

아울러 이 전 수석은 돈봉투 제공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민주당의 대구경북 상륙은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평생 못 이룬 꿈, 영남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게 무슨 일이냐"며 "영남 민주당원들이 당당하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민주통합당 깃발을 들고 한나라당과 싸울 수 있겠느냐"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이 전 수석은 이번 1'15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와 오는 4월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김부겸 의원이 당선됨으로써 영남민주당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도록 지역민들이 적극 지원해 달라는 주문도 곁들였다. 그는 1985년 12대 총선 이후 대구경북에서 민주당 계열의 정통 야당 국회의원이 선출되지 않은 상황을 지적하며 김부겸 의원의 당선을 통해 대구에서 한국정치를 바꾸는 혁명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김부겸 의원은 그냥 전당대회에 나온 후보 중 한 사람이 아니라 지난 27년간 포기했던 불모지 대구경북에서 민주당을 부활시킬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이라며 "인간 이강철과 영남 민주당원들의 평생 한을 풀 수 있게 도와 달라"는 뜻을 밝혔다.

한편 민주통합당 중앙당은 '혐의 점 발견 못 함'이라는 자체 조사결과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빗발침에 따라 진상조사단의 규모를 더욱 확대하고 조사기간도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며 선명성 경쟁을 벌이던 당권주자들은 '돈봉투 의혹 사건'이 당내 분열 양상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발언수위 조절에 들어갔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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