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볶는다는 의미의 짜장면(炸醬面). 짜장면에 대한 추억은 누구에게나 하나쯤은 남아 있다. 입학식 날이나 졸업식 날 등 특별한 날에 가족과 함께 중국식당으로 향하곤 했던 기억이 아련하다. 짜장면은 100여 년 전 중국 화교들에 의해 한국에 전파돼 이제 우리 입맛에 맞는 음식이 됐다. 표준어 또한 자장면과 짜장면을 모두 쓸 수 있게 돼 국민 대다수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오고 있다.
짜장면은 중국, 한국은 물론 일본에도 있다. 일본의 고급 요리집에 가면 짜장면을 맛볼 수 있다. 일본식 짜장면은 접시 주변에 오이를 채 썰어 놓고 면과 볶은 계란을 가운데, 최고 중앙에 자주색의 춘장을 두는데 마치 공예품을 연상시킨다.
중국인들은 식당이나 가정에서 짜장면을 즐겨 먹는다. 중국의 짜장면은 한국의 짜장면과 모양부터 다르다. 중국 짜장면은 삶아낸 면 위에 춘장, 오이, 참죽나물, 완두콩 등 다양한 재료를 곁들여 비벼 먹는다.
중국의 짜장면은 짠 맛이 강하고 중국 특유의 향신료 맛도 강하다. 한국의 짜장면은 춘장을 볶다 물을 넣어 짠맛을 연하게 풀어주며, 양파와 양배추 등 야채를 듬뿍 넣어 전체적으로 단맛이 난다.
중국에서도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둥(廣東), 둥베이(東北) 등 지역별로 다르다.
베이징에는 라오베이징자장멘(老北京炸醬面)이란 짜장면이 있다. 이름 그대로 오래된 짜장면이란 뜻인데 맛과 향 그리고 면발이 우리와 사뭇 다르다. 기계로 뽑은 국수가 아니고 손으로 늘린 칼국수를 삶아서 찬물에 씻고 다시 그 위에 여러 가지 야채와 물고기 완자를 놓은 뒤 춘장을 쫙 덮어서 말아 먹는다.
베이징의 천단(天壇)공원 부근에 가면 유명한 짜장면 집이 있다. 이곳에서 짜장면을 시키면 면과 조미료 등 7, 8가지를 커다란 쟁반에 가지고 와서 빠른 손동작으로 면 위에 뿌리면서 놓고 간다. 부딪히는 접시 소리가 마치 깨질 듯 아슬아슬하지만 하나도 깨뜨리지 않고 기술적으로 쏟아 넣고 간다. 단 우리나라 사람은 '부야오샹차이'(不要香菜'향채를 넣지 마세요)라고 말해야 한다. 샹차이는 특유의 향 때문에 한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다. 모든 양념과 조미료를 넣고 난 후 우리와 같이 젓가락으로 잘 섞어서 먹으면 된다. 영 자신이 없으면 소금에 절인 무나 배추를 달라고 하면 된다.
상하이식 짜장면은 붉은 갈색을 띠며 면이 아닌 쌀국수로 소스가 된장 맛과 같아 느끼한 편이다. 둥베이식 짜장면은 삶은 면을 찬물에 씻은 뒤 그 위에 된장으로 볶아낸 계란, 소고기, 돼지고기, 야채를 가늘게 썰어 넣어 만든 것이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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