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와 스노보드를 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스포츠는 코스를 따라 활강하며 속도를 즐기는 종목이어서 부상이 많다. 실제 하루 1천 명당 5~7명꼴로 부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스키와 스노보드 부상은 대부분 1년 경력 미만의 초보자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스키는 1년 미만 경력의 초보자 가운데 32~35%, 스노보드는 50% 이상이 부상을 당한다고 한다.
◆스키는 다리, 스노보드는 손목 부상 많아
최근 대한정형외과학회 보고에 따르면 스키 부상 부위는 다리가 72%로 가장 많고, 다음은 팔(20%), 복부(3.6%), 머리(3.1%) 순으로 나타났다. 다리 가운데는 무릎(46%), 정강이 등 하퇴부(30%), 발과 발목(16%), 대퇴부(8%)로 무릎 부상의 빈도가 매우 높다. 팔 부위에서는 어깨 손상이 30%를 차지했다.
스노보드 부상은 손목, 발목, 무릎, 머리 순으로 많이 발생한다. 손목 골절이 많은 것은 스키처럼 체중을 받쳐주는 폴을 사용하지 않아 균형을 잃고 넘어질 때 손으로 땅을 짚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손상형태를 보면 관절을 삐는 염좌가 41%, 골절 33%, 피부열상과 찰과상 11%, 타박상 5%, 관절탈구 3%, 기타 7% 등으로 나타났다.
▷무릎=최근 스키 사고 통계에 따르면 스키 부상 중 무릎 부위(슬관절)의 부상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무릎 아래를 고정하는 단단한 부츠를 사용하면서 대부분의 충격이 무릎으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고 시 하체가 고정된 채 상체만 돌아간 상태로 넘어지는 바람에 무릎관절의 연골과 인대가 손상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안쪽 측부인대와 전방 십자인대가 가장 잘 다치는 인대이다. 안쪽 측부인대는 석고 고정 및 보조기 착용 등 보전적인 치료로 잘 회복이 되는 편이다. 하지만 전방 십자인대는 많은 경우에 수술적 치료를 통해서만 회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는 심각한 부상이다.
관절에 부상을 입었을 경우 섣불리 부상 부위를 건드리거나 함부로 비틀었다가는 부상이 심해지거나 연부조직, 뼈. 인대, 근육 등 주요 조직마저 손상이 크게 발생되어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부상이 가벼운 경우 특히 부분적으로 파열된 경우에는 통증이 생각보다 심하지 않아 치료를 미루거나 방치하기 쉽다. 통증이 심하지 않고 견딜 만하며 4, 5일이 지나면 통증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 다 나은 줄 알고 있다가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만성적 무릎관절염으로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십자인대의 파열을 방치하면 십자인대 위'아래에서 무릎의 하중을 흡수하는 반월상연골판이 파열되는 등 2차적인 동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퇴행성관절염을 앞당기게 되므로 다친 무릎의 통증이 며칠 내 호전되지 않고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에 따라 치료받아야 한다.
▷팔(어깨'상지'손)=팔부상은 어깨 손상이 30%로 가장 많은데, 특히 청소년의 탈구를 방치할 경우 가벼운 충격에도 어깨가 자주 빠지는 원인이 되므로 부상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스노보드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이 손목부상이다. 몸의 균형을 잃고 뒤로 넘어질 때 1차 충격부위인 손목부상이 흔하게 발생한다. 손상의 범위는 단순한 타박상부터 손목뼈가 부러지는 골절상까지 다양하므로 엑스레이 검사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엄지손가락 부상도 주의해야 한다. 대개 넘어지는 순간 스키폴의 끈이 엄지손가락에 휘말리면서 발생한다.
◆사고 원인은 기본기 미숙과 방심
국내 스키장의 경우 외국에 비해 좁은 슬로프에 많은 사람들이 스키를 타기 때문에 충돌 위험성이 많다. 스키장 사고의 원인 중 90% 이상이 기본기 미숙과 방심이다. 초보자들이 초급 슬로프를 무사히 내려온 뒤 자만심에 빠져 중'상급 슬로프에 올랐다가 큰 사고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여기에 장비의 결함 및 안전에 대한 지식 부족이 사고를 더욱 유발하게 한다. 스키 장비의 선택에 있어 바인딩의 선택에 신중해야 하며, 본인의 체중보다 바인딩이 강하면 넘어질 때 스키판이 신발에서 분리되지 않아 사고 발생 시 부상 정도가 심해진다.
다른 스포츠 분야와 같이 스키에 있어 부상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준비운동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스키 부상이 관절과 인대에 관련되어 있으며, 충격을 받는 부위가 비교적 특정 부위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키를 시작하기 전 부상이 일어나기 쉬운 주요 관절부위를 중심으로 스트레칭을 하고 체온을 높이면 대부분의 부상은 예방할 수 있다. 스트레칭과 함께 스키에 사용되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제자리 걷기, 뛰기 등의 활동적인 준비운동을 하는 것은 체온을 상승시켜 혈액의 원활한 흐름을 도울 뿐 아니라 스키 장비를 몸에 적응시키는 효과적인 준비운동이 된다.
또 스키 수준에 상관없이 낮은 단계의 슬로프부터 차차 적응해 나가는 요령이 필요하다. 초급자의 경우 활주에 앞서 안전하게 넘어지는 방법을 확실하게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국내 스키장 실정과 이용객 수준을 감안하면 '방어' 스키가 부상 예방의 핵심이다. 전방십자인대 부상은 스키 실력에 관계없이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사고이다. 따라서 스키 부상 방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잘 넘어지는 것'이다. 부상 방지를 위한 동작의 핵심은 넘어질 때 양팔을 의식적으로 앞으로 뻗고, 다리와 스키를 가지런히 모으고, 옆으로 쓰러지는 것이다. 팔을 뻗으면 다리는 무의식적으로 앞으로 모아져 충격이 최소화된다. 미국에서 이 같은 동작을 교육받은 사람은 전방십자인대 부상 빈도가 6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하성한 MS재건병원 원장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